[시사투데이 김진호 기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오는 4월8일(목)~4월10일(토) 3일간,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피카디리3관에서 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주최로 개막한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아 개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마법의 성 움트기(황은주연출)’ 외 23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마법의 성 움트기(황은주연출)’는 연출자 본인이 집을 얻고 가족으로부터 독립의 과정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진솔하게 이야기했고 폐막작인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강묘애연출)’는 대학에서 장애학생의 수업을 보조해 주는 장애인 도우미의 역할과 필요성을 다뤘다.

특히 청각장애인에게 강의내용을 그대로 글로 옮겨주는 도우미 서비스가 절실하지만 예산과 인식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학생을 다뤘다.

상영작으로는 미용사 자격증을 땄지만 정신병력 때문에 미용사로 일할 수 없는 은하씨의 이야기를 다룬 ‘꿈마는 은하(서초열린세상연출)’, 석암베데스다장애인요양원에서 탈출해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50일간 투쟁을 벌인 8인의 시설장애인의 이이기를 다룬 ‘시설장애인의 역습(박종필연출)’, 시설을 나와 자립생활체험홈에 입소해 자립생활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박동수씨를 다룬 ‘동수 이야기(원해수연출)’ 등 장애인자립생활과 민첩하게 관련된 작품들이 이번 영화제에 많이 포함됐다.

장애여성의 사회활동과 일상생활을 담아낸 ‘정은주, 그녀가 꿈꾸는 꿈(장호경연출)은 자립생활을 하게 되면서 직면하는 고충들을 장애여성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 장애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상처들과 그러한 상처들을 이겨내며 자신의 꿈을 이뤄내는 과정들을 위트있게 전개한 작품 등 18편의 선정작과 장애운동의 현실을 담은 ‘2009 장애해방운동’이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특히 8일 개막식에 앞서 ‘연대의 힘’이란 타이틀로 특별상영작이 5편 상영된다. 지난해 개막식에 상영됐던 ‘작은새의 날개짓(김수미연출)’과 함께 MB정부의 서민말살정책에 의해 숨통이 막혀버린 서민들의 비참한 삶을 보여주는 4편의 영상작품을 식전행사에 일환으로 상영할 예정이어서 장애계뿐 아니라 타 계층의 호응이 예상된다. 특별상영작으로 선보일 영화는 대책 없는 막가파 개발에 맞서는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떠나지 않는 사람들(장호경연출)’, 2009년 여름, 쌍용자동차노동자들의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다룬 ‘당신과 나의 전쟁(태준식연출)’.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와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웰마의 이야기인 ‘달콤한 한국, 쌉쌀한 한국공장(로렐라이, 안토니오연출)’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기타 이야기(김성균연출)’ 등이다.

이 밖에도 영화제에서 현재 장애인미디어교육의 현황과 지적·지체 장애인미디어교육의 현실, 장애인미디어교육 이후 참가자의 제작에 대한 욕구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장애인미디어교육에 진단과 제작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4월9일 오후 2시)도 진행된다.

폐막식에는 신진 장애인 감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실시했던 제작지원 공모부분의 선정자를 발표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번 영화제도 지난해와 같이 상영작 전 작품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입힐 것이며 주요작품에는 시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기 위한 화면해설을 실시할 예정이며 개막작을 비롯한 선정작을 3일 동안 2번씩 상영한다.

영화제 관계자는 "독립영화전용관의 부재로 상영관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부족한 예산으로 준비한 영화제인 만큼 많은 참여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영화제 관람은 무료이며, 얼마든지 관람할 수 있으니 편하게 영화를 관람하고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