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서울 광진구 클럽에서 시비 끝에 2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태권도 유단자 3명이 법정에서 "쓰러진 피해자의 얼굴을 조준해 찼다"고 진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21)씨, 이모(21)씨, 오모(21)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하고, 이들을 증인석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날 법정에서 증거로 공개된 사건 당일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이씨가 먼저 피해자 A씨를 데리고 클럽 옆의 골목으로 가고 김씨와 오씨가 그 뒤를 뒤따라갔다.

이씨가 A씨의 다리를 몇 차례 걸어 넘어뜨리는 등 폭행을 하고 이들은 A씨를 데리고 상가 1층으로 들어갔다.

영상을 보면 애초에 시비가 붙은 사람은 이씨였으나 상가 안에서는 김씨와 오씨가 먼저 A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동기 등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피해자가 욕설을 해 화가 나서 폭행했다"며 "태권도를 하다보니 습관적으로 발차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A씨는 세 사람에게 포위돼 오씨의 주먹질과 발차기를 상체에 맞고 쓰러졌다. 김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의 얼굴을 걷어찼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거리를 두고 정확히 목표(얼굴)를 정해서 가격 한 것이냐, 조준한 것이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 부장판사는 "(그건) 태권도에서도 안 하는 짓을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A씨를 상가 안에서 폭행한 뒤 쓰러진 A씨를 방치하고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뒤 귀가했다. A씨는 시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주막하 출혈(뇌출혈)로 결국 사망했다. 이들의 시비는 태권도 유단자인 김씨 등이 클럽에서 A씨 여자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손목을 잡아당기면서 불거진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들은 이들이 A씨를 폭행한 것은 맞지만 살해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다음 공판은 5월26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