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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부하 장교 성폭행 혐의' 해군 대령, 대법서 무죄→파기환송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성폭력사건 장기계류는 인권침해다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함정에 근무하는 초급 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해군 대령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피해 진술이 일관돼 믿을 수 있고, 당시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유형력을 행사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판단이다.

 

이와 달리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해군 소령에 관해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1일 군인등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모 대령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A씨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가 김 대령의 범행 경위를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두고 김 대령은 침대를, A씨는 소파를 지목했으나 이것만으로 진술 신빙성을 배척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령은 A씨가 요구하거나 허락해 자신이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반적인 상식에 비춰 자연스럽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폭행과 협박이 없어 성폭행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2심 판단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김 대령의 행위는 기습적으로 이뤄졌으며, 초급 장교로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놓인 A씨에겐 반항을 곤란하게 하는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A씨는 당시 박모 소령과 원치 않는 성관계로 임신을 한 뒤 중절수술을 한 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무력한 상태였던 점, 평소 신뢰하던 김 대령으로부터 이러한 일을 당하자 큰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언급됐다.

 

재판부는 "김 대령은 A씨의 성적 지향이나 겪은 일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행위로 무력해진 A씨의 상태에 편승해 간음 행위로 나아갔다"며 "김 대령의 유형력 행사로 인한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 소령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소령 사건의 경우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한 정황이 있으며, 검찰이 그의 혐의를 확실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박 소령과 김 대령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진술 등이 서로 달라 진술 신빙성 여부가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령은 지난 2010년 해군 중위로 복무하던 여군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티타임을 갖자는 명목으로 A씨를 자신의 숙소로 부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 함정의 포술장으로 근무하던 박 소령도 지난 2010년 A씨를 2차례 성폭행하고 10차례 강제추행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씨가 범행 당시 저항하거나 주변에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한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김 대령과 박 소령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이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우선 김 대령의 경우 A씨의 진술이 7년 전 범행에 관한 것인데 내용이 일부 모순되고, 객관적인 정황에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믿기 어렵다고 했다.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김 대령이 폭력과 협박으로 A씨를 성폭행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령이 팔 윗부분을 붙잡은 건 A씨가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소령에 관해서도 A씨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한편 A씨 사건을 공론화하면서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2일 대법원이 이들 사건 판결을 3년 넘게 내리지 않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공대위 측은 박 소령이 A씨가 성소수자인 점을 악용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국제연합(UN) 인권이사회에 진정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2022-03-31 13: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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