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록밴드 '유투(U2)' 보컬 보노를 접견한 자리에서 "우선은 우리 U2의 첫 한국 공연을 환영한다. 그리고 그 공연을 봤던 제 아내의 말에 의하면 아주 대단한 공연이었다고 한다"면서 "우리 U2의 음악도 훌륭했고, 또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운 4만5천 명 한국의 팬들이 우리 U2의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아주 열광했다고 들었다"며 한국 공연의 성공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프닝 곡으로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 엔딩곡으로 '원(One)'을 불렀다고 들었는데 아주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평가했다.

특히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의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우리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며 "독일의 통일 이후 우리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훌륭한 공연뿐만 아니라 공연 도중에 우리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메시지를 내주시고, 특히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서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내주신 것에 대해서 아주 공감하면서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U2가 지난 40년간 세계 최고의 록 밴드 위상을 지켜왔는데 아주 훌륭한 음악적인 활동뿐 아니라 이를 매개로 해서 평화·인권·기아나 질병 퇴치 같은 사회 운동까지 함께 전개하시고 또 아주 많은 성과를 내신 것에 대해서 아주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보노는 이에 청와대 초청에 감사 드린다며 "대통령께서 한국 경제, 한강의 기적을 이어나가는 저력을 보여주는 데 있어 계속해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계신 데 대해 또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한국이 이루고 있는 번영이 더욱 더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더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대통령님께서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특별히 이러한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시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도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보노는 "국제개발원조에 있어서 대통령님께서 관심을 갖고 또 노력을 기울이시고 계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2030년까지 대외 원조를 2배 증액하고, 또 베를린에서도 훌륭한 연설을 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록밴드 '유투(U2)' 보컬 보노의 비공개 자리에서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고, 보노는 "Music is powerful"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보노는 자신의 서재에서 꺼내온 것이라며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Seamus Heaney)'로부터 직접 친필서명을 받은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소중한 선물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접견은 보노가 U2의 최초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우리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한 데 따라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