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김태현 기자] 지자체가 공사 발주내역서와 다른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한 건설업체에게 공사비 회수 외에 벌점까지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B구청이 발주내역서와 다른 설계도면에 따라 공사한 A업체에게 시공되지 않은 발주내역서 항목에 대한 공사비를 회수하면서 벌점까지 부과한 것은 과도한 것으로 이를 취소할 것을 B구청에 권고했다. 발주내역서와 설계도면은 B구청이 외부용역으로 작성했다.

지방 중소 건설업체인 A업체는 B구청이 발주한 건축공사를 발주내역서 내용과 다른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했다. 발주내역서에는 원형기둥을 위한 ‘원형거푸집’이 적용됐지만 설계도면에는 시공할 원형기둥이 없었다.

이에 B구청이 해당 공사비 회수 조치와 함께 벌점을 부과하자 A업체는 ‘벌점까지 부과한 것은 지나치다’며 지난해 11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출했다.

건설사업자에 대한 ‘벌점’ 부과는 부실건축물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벌점을 받을 경우 각종 입찰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권익위 측은 이 건축공사의 경우 발주내역서와 다른 설계도면에 따라 공사가 진행된 점, 이후 자체감사 결과에서 공사비 회수조치와 벌점부과 처분이 이뤄졌으나 벌점부과는 설계도면에 의하면 불필요한 공정이었던 점, 건설기술진흥법에서 정하고 있는 보완시공이나 보수가 필요하지도 않은 사안으로 벌점까지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권익위 권석원 고충민원심의관은 “사실상 발주내역서 잘못으로 발생한 문제임에도 건설사업자에게 부과한 벌점은 건설사업자의 존폐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공공기관은 사전에 빈틈없는 공사계획과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