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북유럽 여성문학의 선두주자 비그디스 요르트의 '의지의 증거'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노르웨이 작가 비그디스 요르트는 데뷔 초기부터 여성의 역할과 직업, 섹슈얼리티, 평등과 자유 앞에 선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현대 여성을 묘사해 북유럽 여성문학의 선두주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의 2016년작 '의지와 증거'는 유년의 트라우마와 기억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한 여성의 격렬한 투쟁을 다룬 사실주의 소설이다.

출간 당시 노르웨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15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노르웨이 비평가 문학상과 노르웨이 서적상협회 문학상 외에도 수많은 문학상들을 수상했다. 2019년 출간된 영문판 ‘Will and testament’는 영국의 내셔널 북어워드 번역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고 그해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소설에 선정됐다.

제대로 분배되지 않은 유산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같은 자식이지만 인간이기에 모든 자식을 다르게 대하는 부모, 그리고 그 사랑 혹은 집착 혹은 무관심을 받거나 받지 못한 자식들의 정의하기 힘든 불편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한 은유이자 평등과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작품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쉽지 않은 주제의 사실주의 문학으로써 그 줄거리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대단한 속도감과 지성, 진지함과 유머도 갖췄다. 독자들이 괴로워할 수 있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작가는 시종일관 사려 깊은 시각과 공감의 문체로 우아하게 묘사해 낸다. 유소영 옮김, 376쪽, 구픽,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