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채 시장 최대 발행주체로 떠오른 LH…"수급 좌우 전망"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6-09-08 09:08:36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지구 건설 작업 현장.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향후 공사채 시장의 수급을 좌우할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정책 사업 확대로 LH 부채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공사채 발행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다른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수급 구축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공사채란 정부 산하의 공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과거 공사채 시장의 '공룡'은 한국전력공사였다. 한전은 요금 인상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전기요금 선납 논의에 따른 전력망 건설 재원 마련 등으로 부채비율이 하락하며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H는 공공주도 주택 공급과 핵심 인프라 투자 등 정부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이번 재무관리계획에서 LH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공공기관들의 부채비율은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국가 공공기관 부채 증가를 LH가 홀로 이끄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LH의 부채 전망치는 2025년 173조7천억원, 2026년 197조5천억원 수준에서 2030년에는 372조8천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LH의 빚이 급증하는 원인으로 '자금 지출과 회수의 시차'를 꼽는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으로 3기 신도기 등 주요 지구의 착공이 앞당겨지며 선투자는 본격화된 반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로 자금 회수는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한화투자증권]

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매년 40조원 부채 증가를 가정하면 20조원 내외 LH 채권 순조달이 가능하다"며 "LH 중심 공사채 약세와 이로 인한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 구축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당장 내년부터 가시화될 단기적인 발행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공사채 공급 주체였던 한전보다는 LH가 공사채 수급을 좌우할 전망"이라며 "LH 부채가 향후 4년간 175조3천억원 증가하며 37개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LH 공사채 순발행은 연간 11조원 내외로 예상되며 내년 부채가 올해 대비 39조원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순발행 규모는 18조원 내외까지 확대돼 공사채 수급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 쏟아질 LH의 대규모 공사채 물량이 발행시장에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iM증권도 이날 "공공주택 공급 사업 등에 따른 LH의 자금 소요 확대로 공사채 순공급의 중심이 한전에서 LH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iM증권은 이승재 연구원은 지난해 LH 재무관리계획에서 나타난 부채 증가와 공사채 발행 비중을 단순 적용하면 내년 LH 채권 순발행 증가 규모가 약 12조8천억∼22조3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약 80%가 LH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공사채 시장에서도 LH채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전은 2022년 대규모 적자 이후 현금흐름이 개선된 데다 사채발행한도 확대 특례도 2027년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채권 순발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한전의 순공급 제한을 LH의 순발행이 상쇄하는 구조로 공사채 공급 트렌드가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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