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재개발 사업 본격화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 2025-06-03 10:20:34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황진숙 위원장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던 ‘백사마을’이 상전벽해를 앞두고 있다. 불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사마을은 1960년대 무허가 철거민들이 이주해 형성한 ‘집단 이주 정착지’다. 노원구 중계동 산 104번지에 위치해 ‘백사(104)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수도와 전기도 없이 삶의 터전을 일궈왔다.

 1980년대에 들어서야 무허가 주택지에 공동 수도 등 지원 정책이 도입되면서 생활 여건이 조금씩 개선됐다. 1990년대 다른 이주 정착지들이 재개발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것과 달리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로 수십 년간 발이 묶였다.

 마침내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1년 서울시 주거지보전계획에 따라 정비계획이 변경되었고, 2016년 사업 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중도 포기하며 여러 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다.

 이런 백사마을은 2016년 12월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황진숙 위원장’이 방향키를 잡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황 위원장을 필두로 주민들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새로운 시행자로 요청했고, 2017년 표류했던 사업은 다시 동력을 얻었다.

 그리고 백사마을은 2021년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 2021년 12월 시공사 선정(GS건설), 2022년 12월 토지 등 소유자 분양신청, 2024년 3월 관리처분계획인가, 2025년 4월 정비사업 통합심의(안) 통과, 2025년 5월 철거 등을 착착 진행해왔다.

 하지만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백사마을이 철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황 위원장이 주거지보전사업(안)으로 관리처분을 냈기에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 노원구 등 행정 관계자들을 만나 끊임없이 설득했고, 정식 이주기간까지 정비계획을 변경하겠다는 조건으로 우여곡절 끝에 2024년 3월 관리처분을 받았으며, 주민 95%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합정비계획 변경까지 이끌어냈다.

 이처럼 그녀는 뛰어난 추진력과 정확한 업무처리로 주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외주용역 없이 80~90%의 주민들이 총회에 참여하는 점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백사마을이 안전조사에서 건축물의 90%이상 붕괴 위험이 있는 불안전 가옥으로 판정되자 황 위원장은 2019년 9월부터 주민들을 조기 이주시켰다. 통상 사업시행인가 이후 거주민 이주대책을 수립하고 관리처분인가 단계에서 주거 이전비가 지급되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 한 것이다. 

 황진숙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주거 이전비를 조기에 집행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기거하던 주민들이 대부분 임대주택으로 이주했고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며 “덕분에 정비사업도 이주기간 없이 철거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백사마을은 지하 4층~지상 35층, 총 26개 동 3,178세대의 대규모 친환경 주거단지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741세대가 늘어난 수치로, 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특히 분양과 임대 단지를 구분하지 않는 소셜믹스를 도입해 입주민 간 위화감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아 ‘네이처시티 자이’로 탈바꿈한다.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된 백사마을은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황진숙 위원장은 “숱한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주민들에게 ‘쾌적한 보금자리를 선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쉼 없이 달려왔다”며 “주민들을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많은 폭풍우를 만나도 침몰하지 않고 나아가는 배에는 황진숙 위원장처럼 굳은 신념을 가진 선장이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낡고 황폐했지만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쉰 백사마을에 황 위원장이 그려 나갈 내일이 기대된다.

 한편,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황진숙 위원장은 집행부와 주민 간 소통·화합을 통한 주택재개발사업 추진에 헌신하고, 서울시 노원구 ‘백사마을’의 주거환경 개선을 도모하면서, 사업성 확보 및 조합원의 권익향상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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