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고유가 직격탄…국제선 유류할증료 역대 최고치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6-04-16 11:36:51
미주 노선 왕복 최대 50만원 추가 부담
2016년 체계 도입 이후 첫 33단계 적용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중동 전쟁이 한 달 반 넘게 이어지면서 오는 5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단계로 뛰어올랐다.
한국발 미국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만으로 이번 달과 비교해 왕복 기준 최대 50만원가량을 더 내야 하게 됐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올해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1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적용 가능한 최고 단계인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에 해당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으로, 국토교통부 거리비례제에 따라 각 항공사에서 자체 조정을 거쳐 월별로 책정한다.
5월 적용되는 단계는 이달 기준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15단계가 올랐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래 한 달 사이 최대 폭의 상승이며, 33단계가 적용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쟁 발발 이전인 올해 초 책정한 지난 3월 유류할증료 단계는 6단계였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최고 단계로 급등한 것이다.
기존의 국제선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올랐던 2022년 7∼8월에 적용된 22단계였다.
국내 항공사들은 33단계를 반영해 다음 달 구매하는 항공권에 더하는 유류할증료를 대폭 올릴 예정이다.
이날 가장 먼저 유류할증료를 발표한 대한항공은 이달에는 편도 기준 최소 4만2천원에서 최대 30만3천원을 부과했지만, 다음 달에는 최소 7만5천원에서 56만4천원을 부과한다.
거리가 가장 짧은 후쿠오카, 칭다오 노선 등에는 7만5천원이, 가장 먼 뉴욕, 애틀랜타, 워싱턴, 토론토 노선 등에는 56만4천원이 붙는다.
전쟁 영향이 있기 전인 지난 3월 부과된 1만3천500원∼9만9천원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무려 5배가 넘게 뛰어올랐다.
뉴욕, 애틀랜타 노선의 경우 왕복으로는 유류할증료를 112만8천원 내야 한다. 3월에는 19만8천원에 불과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발표한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8만5천400원∼47만6천200원으로 책정했다.
이달 기준 4만3천900원∼25만1천900원에서 2배가량 올랐으며, 3월 기준 1만4천600원∼7만8천600원보다는 최대 6배가 넘게 인상됐다. 미주와 유럽 노선에서는 대부분 최대 단계인 47만6천200원이 적용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다음 달 적용할 유류할증료를 며칠 내로 발표할 방침이다.
지난 6일 발표된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가 편도 기준 3만4천100원으로 이달 적용하는 7천700원과 비교해 4.4배 높였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발권일 기준으로 부과된다. 항공사는 발권 이후 유가가 더 올라 유류할증료가 올라도 차액을 받지 않고, 반대로 유류할증료가 내려도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다.
항공사들은 단기간에 급등한 유가에 덩달아 유류할증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항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려던 승객들도 단거리 노선으로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손실을 일부나마 만회하려면 유류할증료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소비자로서는 표 한 장당 갑자기 수십만원을 더 내야 하게 되니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며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요원한 상황이니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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