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있는 남자 심현섭

김옥엽

news25@sisatoday.co.kr | 2005-10-08 13:42:37

심현섭

개그콘서트 이후

한동안 뜸했던 그는 어떤 생각으로 보냈는지 그의 마음을 잠시 들여다보자!!

THE Past Day

어느 날 한참 개그콘서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내(심현섭-개그맨)가 개콘을 떠났다. 사람들은 이에 대해 ‘타 방송국이 더 큰 액수를 제시해 옮겼다.’, ‘16대 대통령 선거 때 이회창 후보와 함께 다녔기 때문에 국영방송인 KBS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무수한 추측들을 만들어냈고 이렇게 생긴 네티즌들의 루머로 오해들은 날 더욱더 괴롭게 했고 그렇게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결국엔 대인공포증까지 생겨 거의 2달 동안은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낸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진 나를 느끼며 과거의 행동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로 한다.

‘가슴이..가슴이..’... 에 대한 반응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껴 담당PD와의 상의 끝에 어렵게 결정한 먼 여정이 이렇게 큰 결과로 다가올 줄은 그때는, 정말 그때는 몰랐다.

또 다른 모험, 일본! 새로운 문화를 가진 일본에서 활동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치지 말자는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좋은 조건의 말들도 오가, ‘섭사마’가 되는 건 아닐까란 기대도 내심 있었지만 그리운 한국에서도 아직 못 다한 것이 많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THE Present Day

그렇게 난 내 인생 36줄이 담긴 파란만장한 첫 페이지를 넘겼다.

5월 2일부터 시작한 ‘싱싱한 12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이영자(개그맨)씨와 호흡을 맞춰가며 또 다른 한 줄을 차근차근 새겨가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주위 분들의 긍정적인 평으로 마음이 한결 가볍긴 하지만 30~40대를 주 청취자로 프로를 진행하기 때문에 마음 한편으론 ‘이제 나도 원로가 되어가는구나’ 라는 섭섭함도 자리 잡는다.

라디오 진행과 함께 교육에도 나의 열정을 쏟고자 한다. ‘개그란 과학이다’라는 나만의 철학으로 개그를 꿈꾸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나 또한 폭 넓게 공부하고 싶어, 예원대학 코미디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로 연습실에서 교육을 하고 있으며, 부끄럽지만 신성대학교 방송영상학과 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둘째형과 유학원(트릴리오)설립 진행 중에 있다.

THE Future Day

독자 분들에게 작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작은 부탁……. 코미디를 조금은 관대하게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그들 나름대로 굉장한 연습의 결과물인데 좋은 작품이 아닐지라도 험한 말로 막무가내 나무라기보다는 같은 말이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듯이 좀더 부드러운 격려의 말로 코미디언들에게 다가오길 바란다. 한층 더 성숙된 관람 환경 속에서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코미디가 많이 생겨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네티즌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을 바라며, 새로운 나의 길로 한걸음을 나아간다.

심현섭. 그는 예전과 달랐다. 성숙된 모습에서 풍기는 그의 강한 의지만큼이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이 장을 마친다.

김옥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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