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집으로’ 김준호
민소진
silver56@sisatoday.co.kr | 2006-07-01 11:05:21
“내 최종 목표는 정통 코미디 영화..”
무대연기 10년 경력의 베테랑 개그맨 김준호(32). 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컷’소리가 나면 연기파 개그맨인 그도 긴장을 하게 된다.
작년 말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이미 ‘잘난 걸 어떻게 해(KBS)’, '달콤한 스파이(MBC)' 등을 통해 연기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준호는 오는 7월 3일 첫 방송되는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MBC)’에서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어촌공판장 직원 김지훈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죽마고우인 친구 ‘영만’역을 맡게 되었다.
주로 연기하는 개그맨으로서 웃기는 역할만 맡아온 그는 이번 일일드라마를 통해 정숙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기활동 하는 것에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극영화과를 나온 저로서는 무대경력 10년차 예요. 이미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서 연기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드라마 같은 경우는 호흡이 빠른 개그프로와는 다르게 전반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게 조금 힘이 들어요”라고 대답했다.
또 그는 어떤 역이든 상관없이 본인과 어울리는 역을 해 나가며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서는 역할, 캐릭터가 강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인 김은영(뮤지컬배우)과 신혼생활 3개월에 접어든 그는 “아내도 저도 집에 돌아오면 항상 녹초가 돼 있어요. 장금이 수준인 아내의 음식을 맛보기가 힘들 정도라 안타깝다”며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아내를 생각하는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6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사귀다 결실을 맺은 연상연하커플이다. 연애기간이 길었다는 기자의 말에 “사실 만나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결혼을 더욱 빨리 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개그맨으로서, 한 남자로서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 되고 싶었기에 더욱 많은 노력을 했고 상까지 받게 되었어요. 그 후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무명시절 그는 SBS공채 동기인 강성범, 지상렬, 심현섭 등과 같이 이집 저집을 전전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하지만 힘이 드는지도 모르게 일해 왔던 것은 바로 보람을 느꼈기 때문.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기에 오늘의 김준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일상생활에서 개그아이디어를 착안한다는 김준호. “저는 다른 개그맨들과는 다르게 주로 콩트를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CF를 비롯해서 드라마나 시사를 패러디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요.”
개그콘서트에서 보여주는 그의 실감나는 패러디개그는 관객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트릴 만큼 통쾌하다. 현재 같은 코너에 출연중인 개그맨 홍인규가 군입대를 2개월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집으로’는 무대에 오른 지 2주년을 맞이한다. 이로서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것도 사실이다.
개그맨들의 위계질서는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굉장히 깍듯한 편인데 이는 극 자체의 호흡이 맞아야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후배들에게 “기죽지 말고 각자의 자의식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힘을 합치자”란 조언을 자주 하면서 후배들로 하여금 용기를 북돋워 준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경우 개그맨 사단을 만들어 개그맨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각자의 밥그릇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그맨들의 이미지 쇄신을 위하여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는 소속사들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준호의 최종 목표는 영화감독이다. 기타노 다케시(자토이치), 짐 캐리(마스크), 주성치(소림축구) 등과 같이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램.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정극코미디로 성공한 케이스는 없었다. 그렇기에 김준호의 꿈은 더욱 야무지게 느껴진다.
“웃으면서 삽시다!”라는 인생 좌우명을 갖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 “저는 코미디를 하든, 드라마를 하든 누가 뭐래도 개그맨입니다. 그렇기에 코미디에 더욱 애착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진지한 역할을 하더라도 어색하지 않게 봐달라는 말로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연기하는 개그맨 김준호의 2006년 하반기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며 드라마에서의 활약 또한 기대해 본다.
-민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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