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여인으로

홍선화

news25@sisatoday.co.kr | 2007-09-21 09:39:19

임수정1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탓에 한참 어린 연령대의 역할을 맡아왔던 배우 임수정은 80년생, 한국나이 28살로 9년째의 연기경력을 가지고 있다.

98년 잡지모델로 데뷔해 2002년 영화 ‘피아노치는 대통령’으로 대통령(안성기)의 외동딸로 출연, 고등학생 역할로 영화에 발을 들여놓는다. 2003년, 배우로서 새롭게 태어나게 한 작품인 ‘장화, 홍련’에서 문근영과 친자매로 열연하며 임수정이라는 존재를 대중들에게 알린다. 이어 ‘...ing’에서 다시 고등학생 역을 맡으며 10대 연기를 소화해 낸다. 2004년 임수정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청순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순수함으로 ‘미사폐인’, ‘무채커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신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아 ‘임수정 스타일’이라는 유행을 만들기도 했다. 그 후 2005년 ‘새드무비’에서 수화통역사로 변신해 소녀에서 여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2006년 승마를 소재로 한 영화 ‘각성탕’에서 능숙하게 말을 타는 위험한 장면도 마다않고 혼자 힘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며 배우 임수정은 흥행에서도 성공을 이루었다. 또한 같은 해 가수 비와 열연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는 자기를 사이버그라고 생각하는 엉뚱한 소녀로 변신하며 다양한 캐릭터에 연기파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임수정은 이제 제 나이에 맞는 성인 여성의 연기를 보여주려 한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 ‘행복’

임수정이 일명 몸빼 바지차림으로 화장기 없는 얼굴,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와 가래를 뱉어내는 생생한 연기로 중증폐농양 환자가 되어 멜로영화에 도전했다.

영화 ‘행복’에서 중증폐농양을 앓고 요양원에 8년째 살고 있지만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낙천적인 인물로 한 남자(황정민)를 죽을 만큼 사랑하는 여자 은희 역을 맡아 한층 성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임수정은“은희라는 인물은 깊은 감성을 갖고 고전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로 어머니와 같은 깊은 감정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배우로써 한층 성숙해진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보여줬던 어린 캐릭터와는 다르게 현실적인 인물 표현을 위해 20대 후반인 내 나이에 맞게 감정을 녹여 담으려 했다”고 했다.

투병 생활 끝에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직접 시신이 되어 수의를 입고 염을 받는 과감함을 보였다. 또한 폐질환자들이 가래를 뱉어내기 위해 하는 석션(suction)장면에서도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 갈 듯한 고통 속에서 가래를 내뱉어야 하는 장면을 몸을 사리지 않고 찍었다.

영화 속 베드신에 대해 임수정은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시작하는데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필요하다 생각해 부담감은 없었다. 노출의 문제보다 감정과 디테일한 동선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작업했다. 베드신에 대해 꼭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나 부담감은 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영화 ‘행복’은 병에 걸린 두 남녀가 요양원에서 만나 사랑하지만 남자가 몸이 나으면서 사랑이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제 ‘행복’으로 한층 더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머금은 배우 임수정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

홍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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