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 부담 줄여

김성일

news25@sisatoday.co.kr | 2009-06-05 09:31:17

- 교과부「공교육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발표 교과부로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6월 3일(수) ‘공교육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교과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지난 4월말에 미래기획위원회가 제기해 논란이 된 사항을 포함해 그 동안 당정 정책간담회(5.18), 시·도교육청 간담회 및 공청회(5.21), 수차례의 발표회 및 토론회(5.22~5.29)와 부내 정책토론회(6.1) 등의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한 것이다.
이번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공교육 내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입시제도를 선진화하며 사교육 대체 서비스 강화와 함께 사교육 시장의 합리적인 운영을 유도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교과부는 무엇보다도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학교 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사교육 경감대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들이 예외 없이 공교육 내실화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 기인한다. 그러나 교과부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교육 강화 방안은 기존의 방안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대책이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학교 교육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경쟁력 있는 학교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학교 자율화를 확대하고, 교과교실제를 도입해 내실있는 수업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 동안 학교 교육은 국가통제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과 산업화 시대 학교운영의 틀에 머물렀으나 학교 자율화 정책을 통해 교육과정과 교직원 인사 등 핵심적인 권한을 단위학교에 직접 부여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다양화와 경쟁력 향상을 유도할 계획이다.
그리고 교과목에 맞게 특성화된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 교과교실제 도입을 통해 내실있는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고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학생·학부모·교사의 학교교육 만족도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와 교실의 변화와 함께 ‘교원능력개발평가제’를 도입해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학생에 대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기초학력 미달학생을 해소하기 위한 ‘학력 향상 중점학교’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초·중등교육법」개정에 맞추어 후속 법령 작업과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금년에는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선도학교 1,570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과 학생 수를 고려해 1,380여개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해 교당 평균 5천만원에서 1억원을 지원, 단위학교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과 교사의 학생 책임지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영어 사교육비가 전체 사교육비의 약 1/3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해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금년 9월부터 영어회화 능통자 약 5천명을 선발해 학교 현장에 배치하고 현직 영어교사에 대한 심화연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EBSe를 활용한 무료영어 학습 서비스를 강화해 유아, 초·중·고등학생, 학부모 등 수요자 특성에 맞춘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교 영어 수업에서의 활용 증대를 위해 풍부한 교수학습 자료 제공과 함께 EBSe 활용 방법에 대한 교사 연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영어 친화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1년까지 모든 학교에 영어수업 전용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사교육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입시문제이다. 대학입시와 특목고 입시에서 성적위주의 획일적인 선발에서 탈피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발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먼저 대학입시와 관련해 입학사정관제가 대학에 연착륙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6월 중에 금년도 입학사정관제 지원 대학 40여개교를 선정하고 공모를 통해 입학사정관 전문양성‧훈련프로그램 지원기관 5개를 선정하며 선진형 대입전형 확산을 위한 대학 공동선언이 예정되어 있다.
외국어고 입시에서는 변형된 형태의 지필고사와 학교 교육과정을 넘어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각종 경시·경연대회 수상실적 반영을 금지하고 중학교 내신 반영시 수학·과학 가중치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과학고 입시에서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경시대회와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을 없애고 내신성적과 구술면접 등 복잡한 일반전형 또한 단순화하기로 해 모든 학생을 입학사정관 전형과 과학캠프를 활용한 KAIST식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시험위주의 국제 과학올림피아드 출전자 선발방식을 학교장 추천과 학회심사로 개선하고 시험위주의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방식을 시험 대신 영재교사의 ‘관찰·추천’으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중·고등학교 기출문제를 해당 학교 홈페이지, 시·도교육청 홈페이지, 교수학습센터, 나이스 학부모서비스 등과 연결해 공개함으로써 학교 기출문제와 관련하여 사교육비가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다.
2012년까지 ‘사교육 없는 학교’ 1,000개를 육성하고 방과후학교 학부모 참여 활성화 등을 통해 방과후학교 참여율을 전체 학생의 3/4 수준까지 확대하며, EBS 수능강의 서비스를 개선한다.
사교육 없이도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우수 학교를 발굴, 전국적 확산을 통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교육비 경감을 추진한다. 5월 말에 사업 시행계획을 시·도교육청에 통보했고 6월 중 시·도교육청별 공모와 학교 선정을 통해 7월부터는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방과후학교 교육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학부모 참여를 활성화하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학부모가 코디네이터로서 일정한 보수를 받고 방과후학교 학생과 강사 관리, 상담, 프로그램 참여 수요조사 등을 담당한다. 또한 ‘엄마품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 학부모가 초등학교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 학생에 대한 방과후 교육·돌봄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한편 EBS 수능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교사들을 EBS 교재 연구 및 강의 전담교사로 파견하는 ‘파견교사제’를 도입하고 전국 교사와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교재 공모제’를 실시하여 우수 집필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그리고 학습, 평가와 이력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학습 플래너(Planner)를 도입해 개인별 학습관리를 강화하고, 사이트의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학원 교습시간 준수를 지도하고 온라인 교육기관 수강료 제한을 추진하며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해학원·교습소 및 개인과외 교습자에 대한 지도·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그 동안 논란이 되어 온 학원 교습시간 제한 문제는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초·중·고 학생 대상 학원 교습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시·도교육감 협의회에서 협의하여 추진하도록 했다. 현재 시·도별 조례로 정해 운영 중인 학원 교습시간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불법·편법으로 운영하는 학원에 대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금년 말부터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온라인 교육기관의 수강료도 규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온라인 교육기관은 원격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평생교육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수강료 규제를 받지 않았으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온라인 학원’ 제도를 신설해 고액 수강료 징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학원의 허위·부당광고 방지를 위해「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을 적용, 학원이 특목고와 대학 합격자 명단을 게시하거나 표시하려 할 때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정책에 대한 사교육 영향평가제를 도입한다. 다수의 교육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정책을 수립할 단계부터 해당 정책의 사교육 유발요인을 점검하고 사교육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시범과제를 선정해 우선 실시한 후 신규정책 추진 시 사교육 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향후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정책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각 대학의 전형유형과 전형방식이 매우 다양해지면서 학교 수준에서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 대교협에 대입상담 콜센터를 설치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입시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교과부는 실효성이 있는 기존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2010년부터는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을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발표된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추진실적 점검을 통해 이행을 확인하고, 상시 의견수렴과 논의 과정을 거쳐 후속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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