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생태계 가치 새롭게 발견
김예빈
news25@sisatoday.co.kr | 2009-10-06 10:31:07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9월 15~19일까지 '09년도 비무장지대(DMZ) 중부지역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금번 조사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60여년만에 DMZ 서부지역(파주, 연천)과 중부지역인 철원 역곡천 유역, 김화남대천 지역 등 총 11개소를 대상으로 수행했으며 조사는 서울대학교 김귀곤 교수(단장),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수목원,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민관합동으로 총 18명이 지형, 지질, 경관, 식생, 식물,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육상곤충, 담수어류, 양서ㆍ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12개 분야에 대하여 실시했다. 특히 본 조사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부(환경부 파견)와 육군본부에서 현역장교 2명이 참여하고 육군 DMZ 관할 사단이 조사단에 대한 조사경로 안내, 조사단원 안전을 위한 경호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조사결과 지형, 경관, 식생 등에서 다양한 자연생태 자원이 확인됐다. DMZ 중부지역(철원)은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을 연결하는 중간지역(Corridor)으로서 물, 습지, 산림이 어우러져 독특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고 다양한 습지 식생군락이 잘 발달돼 있었다. 특히 내포강산 자연지역은 북한측의 서방산 아래에 위치한 평강고원 지역으로서 광활한 자연경관(파노라마)과 습지 생태계의 자연천이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식생군락(물억새, 달뿌리풀, 버드나무, 신나무군락)이 발견됐다.
또 지형경관 측면에서 본 조사지역은 추가령지구대에 속하며 철원평야의 경우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난 화산활동에 의해 독특한 현무암지대가 발달돼 있었다. 한반도의 서저동고형 지형 특성상 동쪽으로 갈수록 습곡활동에 따른 산악지형이 발달하고 있었으며 산악지형의 일부는 6.25 동란 시 포탄에 의해 산지 일부가 손상되어 평지 또는 낮은 구릉지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하진현 계곡 주변 능선에서는 화강암 또는 화강편마암으로 구성된 토르(Tor)가 발달돼 있었고 금성천은 본 조사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었다.
한편 식생의 경우 크게 산지식생형과 저지대식생형으로 구분돼 나타났다. 산지식생형의 경우 갈참나무군락, 상수리나무군락, 떡갈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등 총 4개 군락이, 저지대식생형의 경우 버드나무군락, 아까시나무군락, 오리나무군락, 귀룽나무군락, 가래나무군락, 달뿌리풀군락, 줄군락, 물억새군락, 갯버들군락, 솔방울고랭이군락, 갈대군락 등 총 11개 군락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DMZ 중부지역에서 조사한 동ㆍ식물은 총 450종으로 나타나 서부지역의 348종보다는 생물종 다양성이 좀 더 풍부한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ㆍ식물은 5종이 발견됐다.
본 조사는 조사경로가 수색로로 한정돼 동ㆍ식물상이 제한적으로 조사됐으나 평야지대 및 산악지형 혼재돼 있는 지형적 특성에 따라 산지형 식생과 저지대형 식생이 고루 분포하고 있어 다양한 생물군의 서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금번 조사지역 내에서 생태계교란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와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양미역취, 미국쑥부쟁이 등의 서식이 부분적으로 확인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향후(‘09.11월 이후) 겨울철 추가 조사를 실시해 조류, 포유류 등의 서식 현황을 정밀조사하고 ’11년 동부지역 생태계조사를 완료해 DMZ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범위와 생태·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종합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김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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