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과 틀보다 자유롭게 나를 표현해요" 갤러시 익스프레스
장수진
sujinchang@naver.com | 2011-02-01 14:02:19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주현(베이스, 보컬), 박종현(기타, 보컬), 김희권(드럼, 코러스)으로 구성된 3인조 인디밴드로 2007년 EP앨범「To The Galaxy」로 데뷔했으며 2009년에는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 2010년 5월 2집「Wild Days」를 내고 활발하게 공연활동을 펼치며 관객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또 이들은 오는 3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행사에 공식 초청돼 한 달간 북미투어를 떠난다. 지난해 5월에 열렸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음악 산업 콘퍼런스인 ‘뮤직매터스’에 한국대표로 초청돼 쇼케이스를 펼쳐 좋은 반응을 얻어 이뤄낸 성과다. 그동안 몇몇 밴드들이 해외 공연을 해왔으나 모두 단발성 공연에 그치고 말았다. 이들도 틈틈이 일본, 대만, 프랑스에서 클럽 공연 등 해외 뮤지션들과 음악적인 교류를 하기도 했으나 공식 초청 공연에 참여하는 것은 북미투어가 처음이다.
음악으로 우주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방랑자
홍대 로큰롤, 펑크씬에서 가장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밴드로 알려진 갤럭시 익스프레스(이하 ‘갤러시’)는 삶의 자조를 파격적인 펑크록으로 표출했던 미국의 록그룹 너바나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 일정한 박자와 리듬에 맞춰 연주하는 것을 싫어하고 형식과 틀에 갇힌 음악이 아닌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솔직한 연주를 한다.
우주를 여행하는 느낌의 음악을 하자는 뜻으로 갤럭시 익스프레스라고 팀 이름을 지었다. 그들은 사람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소우주를 여행하며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만의 감성으로 담아내는 음악을 하고자 한다. 실제로도 그들은 우주여행을 꿈꾼다.
인디씬 현장에서 몸으로 터득한 솔직한 연주
베이스, 보컬을 맡은 주현은 원칙을 세웠다. ‘누구한테도 음악을 배우지 말아야지!’ 입시 미술학원에서 미술을 배우며 느낀 건 실망이 먼저였다. 석고상을 그리는데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학원에서는 공식을 가르쳐주고 공식대로 그리길 강요했다. 수채화를 배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는 사람의 생각과 느낌은 중요하지 않았다.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 틀 안에서 그리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음악은 절대 누구한테도 배우지 말고 혼자 하겠노라고. 그렇게 홍대씬에서 다른 선배 밴드가 연주하는 것을 보고 혼자 연습하면서 음악을 배웠다. 하루도 베이스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거울 앞에 서서 연주하는 모습까지 체크해가며 열심히 연습했다.
기타, 보컬의 종현도 혼자 기타를 배웠다. 학교 커리큘럼은 다 똑같았다. 실용음악학원도 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운영하다보니 학교 커리큘럼과 다를 게 없었다. 펑크록을 좋아했던 종현도 클럽 활동을 하며 실력을 다져갔다. 무조건 음악을 많이 들었고 흉내내기를 통해 기타를 익혔다.
주현이 함께 밴드를 하지 않겠냐며 제안해 왔을 때 흔쾌히 함께 했다. 각자 다른 팀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던 그들은 클럽에서 자주 마주쳤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각자의 팀이 해체 되었을 때 주현이 먼저 종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현, 종현과는 좀 다른 길을 돌아서 온 드럼의 희권. 종현의 중학교 동창인 희권은 클래식음악의 타악기를 전공했다. 고등학교때 드럼이 치고 싶어 관악부에 들어갔는데 정작 드럼을 배울 수는 없었다. 레슨을 받으러 학원을 찾았을 때도 클래식의 타악기를 전공한 강사였고 희권이 센스가 없어서 드럼하고는 맞지 않는다고 한 강사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러나 드럼을 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학교를 그만두고 실용음악을 전공하려고 다시 입시학원을 찾고 있었다. 그때 종현이 갤럭시 팀 드럼을 맡아달라고 했다.
처음 갤럭시에서 함께 연주를 하면서 혼란이 왔다. 정해진 규칙에 맞춰 연주하는 법을 배웠던 희권에게 갤럭시의 연주법을 따라 가기가 쉽지 않았다. 곡의 색깔에 따라 박자와 리듬을 타는데 형식과 틀은 중요하지 않았다. 너바나, 핑크플로이드, 송골매, 신중현밴드 등 앞서 음악을 했던 그분들의 음악을 들으며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 주현, 종현과 함께 연주를 하며 밴드 음악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이렇게 모인 색깔이 다른 3인의 공통분모는 펑크를 좋아하고 함께 호흡하며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즐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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