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그땐 그랬지’ 코너 열연,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상민
장수진
| 2011-05-13 10:14:23
[시사투데이 장수진 기자] 최근 KBS 개그콘서트가 새 코너들을 선보이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땐 그랬지’라는 코너는 노부부가 손녀에게 옛 추억을 들려주는 스토리가 있는 개그로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 이상민, 김재욱, 안소미, 장도연, 김민경 등과 쫄쫄이 군단으로 불리는 신인개그맨 등 총 20여명이 출연해 봉숭아학당보다 더 많은 인원이 투입 된 코너이다.
이 코너는 그동안 보아왔던 개그 코너와 달리 컴퓨터 게임 카트라이더, 슈퍼마리오등 인기 게임을 쫄쫄이들이 실사화 하고 CG 효과를 재미있게 표현해 독창적인 개그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그동안 개그맨으로 활약하면서 지나가는 역에서부터 보조역할을 주로 맡았던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 이상민이 중심이 돼 시선을 끌고 있다.
이상호, 이상민은 쌍둥이 개그맨으로 무술, 마임 등 몸을 활용한 개그가 특기인 사회체육과 출신의 개그맨들이다. 2006년 KBS 공채 개그맨 21기로 함께 합격한 그들은 ‘비굴한 거리’로 데뷔하고 ‘헬스보이’등을 거쳐 ‘씁쓸한 인생’에서 쌍둥이 조직원 캐릭터를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간여행’, ‘짐승들’ 등 여러 코너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하면서 성실한 개그맨의 이미지도 얻었다. 요즘엔 ‘그땐 그랬지’ 코너로 아이디어 짜고 소품 만들고 합 맞추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며 즐거워하는 형제를 개그콘서트 녹화 현장에서 만났다.
쌍둥이 형제 상호(형)와 상민(동생)은 어려서부터 개그맨을 꿈꾸었다. 심형래 개그에 빠져 어린 나이에도 심형래 같은 개그맨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형제는 똑같은 꿈을 꾸었고 대학에서도 같이 사회체육을 전공했다. 두 사람이 떨어져 지냈던 기억은 군대에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이 전부였다.
형제가 개그맨이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형제 중 한 명만 개그맨이 되고 한 명은 고향인 대전에 남아 안정적인 직장인이 되라고 하셨다.
그러나 두 사람의 고집은 아버지를 설득하게 만들었고 서울에 올라와 운 좋게 케이블 TV에 출연하고 연이어 폭소클럽 오디션에 합격 해 출연하게 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그러나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던 탓에 KBS 개그맨 시험에 낙방을 하고 언더 개그맨으로 일 년을 보냈다.
형제는 오히려 그게 다행이었다고 말한다. 언더 생활을 하면서 내공도 쌓았고 그 덕에 일 년 뒤에 있었던 KBS 개그맨 공채 21기로 합격하게 됐으니 말이다.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은 했지만 처음부터 코너를 맡아 출연하는 건 쉽지 않았다. 지나가는 역은 물론 보조 역할만 오랫동안 했다. 그래도 그들은 쉬지 않고 코너에 투입 됐고 그때마다 조금씩 쌍둥이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헬스보이’를 거쳐 ‘씁쓸한 인생’에서 쌍둥이 조직원 캐릭터를 맡아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됐는데 이후 ‘시간여행’이란 코너에서 쌍둥이만이 할 수 있는 두 개의 자아로 등장해 시간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코믹한 상황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렇게 성실하게 활동을 해 온 결과 최근엔 ‘그땐 그랬지’ 코너에서 중심이 되는 캐릭터를 맡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형제는 “개콘 코너에서 출연자 수가 봉숭아학당을 능가하는 코너다. 재욱이형을 비롯해 신인개그맨까지 총 20여명이 투입됐으니까”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컴퓨터 게임을 개그로 표현한 아이디어를 낸 배경을 묻자, “예전에 뮤지컬 코너에서 쫄쫄이를 활용한 개그를 했었는데 그걸 업그레이드 했다. 스토리를 짜고 컴퓨터 CG 효과 넣고 효과음까지 넣으니까 반응이 좋았다. 첫 회는 이런 컨셉이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점점 발전해서 지금처럼 된 것이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무엇보다 쫄쫄이 역을 맡은 신인 개그맨들하고 합이 잘 맞아야 되는데 그 부분이 가장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고 다들 열심히 한다”고 했다.
형제는 다른 코너도 개그맨들이 열심히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그렇지만 이 코너는 다른 코너에 비해 두 세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무엇보다 소품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다행히 선배 개그맨 김재욱이 미대를 나와 솜씨가 좋다며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들은 아이디어 회의 할 때는 먼저 공감대를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게임을 활용했다. 다음엔 연출할 것을 생각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마치고 소품 제작에 들어가는데 많은 인원이 함께 하다 보니 그만큼 재미도 있는데 밥값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공채라는 연결 끈이 있어 신인 개그맨들이 비록 얼굴은 TV 화면에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지만 배운다는 생각으로 그만큼 열심히 한다며 선배들도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형제는 개그맨 심형래를 보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지금은 가깝게는 여전히 개그콘서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 개그맨 김대의, 김준호, 박성호를 본받으려고 한다. 또 형 상호는 이경규선배를 동생 상민은 이수근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닮고자 노력한다고도 했다.
상호는 오랜 세월 쉬지 않고 활동하며 여전히 건재한 이경규를 존경하고 상민은 이수근이 MC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개그콘서트에서 활동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한 개그맨이라면 누구나 다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선배처럼 되고 싶어 할 거라면서 자신들도 물론 그렇지만 먼저 다른 영역에서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개그콘서트는 집과 같은 존재이기에 놓지 않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 열심히 초심을 잃지 않고 이제 성실한 이미지를 벗어나 정말 웃기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쌍둥이 개그맨 상호, 상민 그들이 펼칠 또 다른 개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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