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이어 민통선도 멸종위기Ⅰ급 사향노루 서식 확인
이호근
| 2011-06-09 10:31:58
[시사투데이 이호근 기자]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9개월간 민통선지역의 포유동물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결과를 발표했다. 금번 조사는 2010년 발표된 비무장지대(DMZ)의 포유동물 조사결과에 이은 민통선 지역 조사결과로서 무인센서카메라 10대를 설치해 수행했다.
조사지역은 북한강 서쪽의 백암산 일대로서 DMZ와 민통선의 야생동물 서식특성 비교를 통한 생태적 보호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곳이다. 조사결과 멸종위기Ⅰ급인 사향노루를 포함한 법정보호종 5종 등 총 15종의 서식을 확인했다. 촬영된 종의 수는 민통선 14종, DMZ 12종이며, 카메라 1대당 월(30일간) 평균 촬영빈도는 민통선 13.12회, DMZ 9.91회로서 민통선지역이 서식 종수와 서식 밀도 모두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사향노루는 민통선지역에서도 보기 힘들만큼 국내에서는 거의 사라졌으나 DMZ 내에서는 다수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DMZ는 사향노루의 월 촬영빈도가 0.60회(전체의 6%)로서 12종 중 6번째로 높지만, 민통선지역은 월 0.01회(1회 촬영)로서 극히 낮았다.
DMZ에는 지뢰와 철책에 의한 서식지 고립의 영향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행동권이 큰 동물의 서식이 어려울 수 있음이 확인됐다. 민통선지역에서는 대형동물인 멧돼지(체중 80-300kg)가 전체 촬영 건수의 41.28%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지만, DMZ에서는 한 번도 촬영되지 않았다.
또한 행동권이 큰 동물인 담비(행동권 24-60㎢)가 14종 중 10번째로 많이 촬영됐으나(18회 촬영), DMZ에서는 12종 중 가장 적게 촬영됐다(2회 촬영). 동 지역은 멸종위기Ⅰ급인 사향노루가 서식하는 국내의 거의 유일한 지역이자, 산양(멸종위기Ⅰ급)이 멧돼지나 오소리 다음으로 많이 촬영될 만큼 생태적인 보전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됐다.
민통선지역은 DMZ와 달리 철책에 의해 고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야생동물의 서식여건이 양호하고 생태적 가치가 매우 큰 지역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방부와 협의해 DMZ, 민통선지역 등에 대해 군 작전 및 군사보안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생태계조사를 위한 무인센서카메라 설치 확대 및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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