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역사 방산백자 우수성 전파에 심혈 기울여

정미라

| 2011-11-04 09:42:57

방산자기박물관 정두섭 관장

【방산자기박물관 정두섭 관장】강원도 양구군 방산면은 고려말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600여년의 백자 생산 역자를 지닌 고장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방산은 요업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으며, 조선백자의 주원료인 백토(白土)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왕실 분원에 공급하는 요지이기도 했다.

양구에서 나고 자란 방산자기박물관 정두섭 관장은 백자의 역사가 깃든 이곳에서 여러 사료들을 근거로 방산자기를 연구하고 재현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큐레이터이자 도예가인 정 관장은 질 좋은 방산 백토에 매료돼 박물관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도요지로서의 방산을 알려왔다.

그의 예찬대로 방산면 일대는 양질의 백토가 다량 매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수입천으로 요업에 필요한 물을 구하기 쉽고, 수목이 무성하여 땔감 걱정이 없다는 점에서 요장이 형성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실제로 방산 일대에서 가마터 40여기가 확인되었고, 각 가마에서는 여러 기법의 백자가 출토됐다. 게다가 1392년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백자 발원문이 방산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발원문 백자발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인 홍무 24년 즉 1391년 방산 사기장 심룡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고려말기 방산에서 백자를 만들었다는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특히 조선 백자는 고려시대의 백자를 계승했다는 설과 세종초 명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로 나뉘는데, 이성계의 백자 발원문을 통해 조선백자의 고려 계승설에 힘이 실렸다.

강원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정 관장도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백자 제작 상황과 백자의 질 등에 관한 연구에 몰두중이며, 박물관을 통해 방산자기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젊은 감각적 사고는 기존 박물관 운영의 틀을 깨고, 방산 지역만의 도자문화와 흙의 우수성을 알리는 특색있는 기획전과 학술세미나, 체험전 등을 통해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평이다.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체험전은 이 지역에서 채취한 백토를 직접 가공하고, 그 흙으로 백자 등을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정 관장은 “방산 백토의 질이 워낙 우수한 관계로, 거친 질감부터 매끄럽고 투명한 백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활동이 가능하다”며 “향후 도예촌을 조성해 방산 자기의 명성을 되찾고, 대한민국 재산인 백토를 육성하기 위한 과학적 실험을 거쳐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정 관장은 강원도 양구 방산지역 도자문화 보존과 우수성 전파에 헌신하고 박물관 전시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시사투데이> 주최의 ‘2011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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