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생생물 이용정보 2,300건 확보
이혜선
| 2012-02-08 11:05:49
시사투데이 이혜선 기자] 나고야 ABS의정서 채택 이후 각국의 생물 주권행사가 활발해진 가운데 다양한 유전자원 지식의 확보로 국가생물자원 확보에 힘을 더하게 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의 전통지식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제주도 내륙과 해안지역에서 오랫동안 구전(口傳)되고 경험해온 자생생물에 대한 전통활용 지식 2,300여건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도 지역의 자생생물 전통지식을 신속하게 확보·관리해 생물 산업 활용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제주도 지역은 물론 제주 출신자(재일교포)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일본 츠루하시 지역을 조사하는 등 폭넓게 추진됐다.
조사는 제주도 지역 113개 마을과 6개 전통시장, 우도 및 츠루하시 2개 전통시장 등에서 탐문조사와 채집을 병행해 실시됐다. 아울러 제주도 각 지역의 마을이장, 부녀회장, 노년층과 인터뷰를 진행해 신뢰성 있는 전통지식을 확보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과거 생물이용에 대해 조사․연구한 결과, 조류 110종 260여건, 균류 24종 110여건, 식물 360종 1,660여건, 동물 64종 270여건 등 총 2,300여건의 정보가 수집됐다. 특히 분류군별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식물인 까마중은 열매와 줄기를 고름이 나는 종기부위에 사용했고 동물인 두툽상어는 기름으로 등잔을 켜는데 균류 중 흰독큰갓버섯은 곤충퇴치용으로 쓰였다.
아울러, 제주도는 지역에 따라 문화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자생생물에 대한 쓰임새 또한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나리의 경우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나물 반찬으로 식용하고 있는 반면, 제주시 지역에서는 독버섯 등을 해독할 때 이용한다. 과거 제주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상애떡, 기름떡, 돼지간전 등을 제주전통방식으로 만들어 조사대상 가정의 제례상에 올리고 있었으며, 지역시장에서도 판매되고 있었다. 약모밀을 이용한 화장수, 쑥찜을 이용한 티눈 치료 방법 등 1세대가 행했던 방법을 전통지식 그대로 전승해 2세대가 지금도 이용하고 있는 내용들도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향후 확보된 자생생물에 대한 전통활용 지식을 나고야 ABS의정서 채택에 따른 생물유전자원 관련 전통지식의 관리 및 유지 등 국가 대응책 마련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며 “천연의약품, 천연색소, 천연향료, 천연기능성 식품의 개발에 필요한 신물질 탐색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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