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단절된 교룡산 지맥 연결 물꼬
김희연
| 2013-03-20 09:34:06
시사투데이 김희연 기자] 88고속도로로 인해 30여 년간 단절된 전라북도 남원시 소재 교룡산 정상에서 만복사에 이르는 교룡산성 능선을 복원해 달라는 집단 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 지리산 끝자락에 위치한 교룡산은 남원의 영산으로 지난 1973년 전라북도기념물 제9호로 지정된 교룡산성과 은적암, 대복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한문소설집 금오신화에 실려 있는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의 배경인 만복사 등의 문화유산이 있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이다.
하지만 1984년경 영호남 화합을 명분으로 88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30여 년간 지맥이 단절된 상태다. 당초 연결통로 설치 필요성에 대해서는 남원시와 한국도로공사가 모두 인정하면서도 예산확보 곤란 등을 이유로 서로 미루고 있었다.
이에 남원시민들은 교룡산성 능선 연결과 교룡산의 역사·문화·생태적 환경 복원을 위해 ‘교룡산성 연결통로 설치’ 서명 운동을 벌여 1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고, 지난 해 12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이후 권익위는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해 교룡산성 연결통로 설치 방안을 중재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중재안에 따르면, 교룡산성 연결통로 설치를 위해 한국도로공사가 오는 8월까지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총사업비 변경을 신청해 총사업비 변경이 승인되면 한국도로공사가 연결통로 구조물을 시공하고, 남원시는 자체 예산으로 구조물 상부 안전시설과 조경시설 등을 설치키로 했다.
현장조정회의를 주재한 이성보 위원장은 “오늘 조정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남원시민의 숙원이었던 교룡산의 역사·문화·생태적 환경이 복원되고, 그 동안의 정서적 아픔이 치유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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