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홍선화

| 2013-09-02 18:07:31

논골담길에 그려져있는 추억의 지게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 한때 잘나가던 항구였지만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이 떠나고 불빛도 하나둘 꺼지고 옛 시절 이야기와 희망 없는 미래만 남았던 묵호항이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2010년 논골담길이 만들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논골1길과 3길, 등대오름길로 구성된 논골담길은 여기저기 벽화가 있지만 이곳이 벽화 마을은 아니다. 벽화는 묵호항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이 재현해 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묵호등대마을의 역사는 묵호항이 열린 19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험한 뱃일이나 모진 허드렛일을 마다치 않은 사람들이 모여 묵호항이 가까운 언덕배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척과 태백의 석탄, 동해에서 생산된 시멘트를 실어 나르면서 묵호항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또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는 오징어와 명태를 말리는 덕장이 있었다. 지금은 시멘트 길이 된 덕장을 오르는 길은 “마누라겞꼿?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논처럼 질퍽거리는 흙길이어서 논골이란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됐다.

논골담길 정상에는 등대가 널찍한 공간과 함께 있다. 묵호등대와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이다. 21.9m의 묵호등대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時碑 너머로 1963년 처음 불을 밝혔다. 묵호등대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일망무제의 바다, 청옥산과 두타산의 백두대간 능선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묵호등대는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1968년 신영균·문희가 주연한 〈미워도 다시 한번〉그리고 최근에는 이승기·한효주 주연의 〈찬란한 유산〉에서 촬영했다. 묵호등대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드라마에 나온 출렁다리를 만난다. 출렁다리에서 해안도로로 내려가거나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서울 남대문의 정동쪽으로 알려진 까막바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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