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전통 계승한 삼대 의가, 과학화·세계화 힘써
허은숙
| 2014-02-28 09:55:46
[시사투데이 허은숙 기자] 한의학은 반만년의 유구한 세월 동안 우리민족의 건강을 치유해 온 민족의학이며 전통의학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행해진 민족문화 말살정책과 함께 한의학 역시 소외된 의학으로 떠밀렸고 이후 체계적인 검증과 합리적인 설명이 부족하며 비과학적인 경험에 의존한다는 이유로 치료의학으로서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이에 한의학계는 해방 후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러한 노력으로 현재는 현대의학으로 치료 불가능한 질병과 재활치료에 있어 다시금 대체의학과 전통의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 가운데 제한한의원의 변정환 원장이 있다. 1932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변 원장은 한의사였던 조부님께 수학하며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질곡 많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몸소 겪으며 국민들의 질병과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경희대 한의학과 재학시절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한방종합병원을 세우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한의원을 종합병원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의료관계법 개정을 위한 청원 등 숱한 난관을 헤치며 1969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최초인 ‘제한한방종합병원’을 설립했다.
한의학계도 양의학계의 앞선 진료 방식과 인사 관리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대적인 한방종합병원을 설립해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힘쓴 이와 같은 공로로 이듬해 보사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변 원장은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만연해 있던 시절에 이것을 바로잡는 힘은 체계적으로 한의학을 공부한 학생들이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에 힘쓰는 것이며 이는 개업해서 명의가 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겨 당시 대구·경북 한의계의 숙원사업이었던 ‘대구한의대학교’를 설립해(1979년) 한의학을 계승·발전시킬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써왔다.
현재는 가톨릭대학과 함께 한양방 통합진료 법인을 만들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해 더 나은 의료산업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향년 83세. ‘제한의원’을 시작으로 ‘제한한방병원’, ‘대구한의대부속병원’을 거치는 세월동안 한의학 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인생 후반기에 그는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생명을 한의학으로 구제’하고 ‘한의학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분석’한다는 의미를 담은 ‘제한한의원’을 대구 봉산동에 개원했다. 그의 전공인 중풍·난치병 및 여성불임 치료를 중점으로 한방 각과를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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