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테러 대응과 스모그 대책 주요 이슈로 다뤄
이재규
| 2014-03-13 09:55:29
[시사투데이 이재규 기자]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약 열흘간의 일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올해 양회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의 국정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각종 법안과 조치들을 논의하는 무대였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본격적인 테러 대응 논의와 심각한 스모그 대처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양회'의 첫단추를 끼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을 이틀 앞둔 1일 쿤밍(昆明)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인 채 양회가 시작됐다.
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은 시 주석을 포함한 지도부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면서 시작됐다.
전인대에서는 '반테러법' 제정 문제가 현안으로 급부상하는가 하면 정협에서는 테러 대응책과 연관성이 있는 사회안정과 법치보장에 관한 제안서가 515건이나 채택됐다.
양회 개최지인 베이징(北京)시에는 테러 사건 직후 보안태세를 격상시키고 주요 지역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양회 기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스모그 대처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었다.
리 총리가 '오염(스모그)과의 전쟁'까지 선포하며 스모그 퇴치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전인대는 환경보호법 개정, 대기오염방지법 개정을 통해 오염물질 감시 등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문제는 시 주석이 직접 지방 대표단에 초미세먼지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질문 공세를 펼 정도로 중요한 주제였다.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보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기오염 상황이 작년보다 호전되고 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외정책 측면에서 올해 양회는 중국 정부의 강한 군대 건설과 대국 외교 정책 방향을 재확인한 무대였다.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도보다 12.2% 늘림으로써 중국은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어떤 시기,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국가의 정당한 권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국가의 핵심이익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형세 임무에 맞서 반드시 촌각을 다투는 정신으로 국방과 군대 현대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이 영토 주권을 수호하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적극적 외교를 펼쳐나가겠다는 점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중국군의 해외 군사활동 관련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현역 장성으로부터 제기되는 등 강력한 군대를 뒷받침할 조치 논의도 이뤄졌다.
아울러 리 총리가 업무보고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절대로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일본을 비판하고 전인대가 양회 직전 '항일전쟁 승리'와 '난징(南京)대학살 희생자 추모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등 일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안정 속 경제 발전을 위한 조치들과 분야별 개혁 심화 방안, 부패척결 문제, 민생안정 조치들도 활발하게 논의됐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지난해와 같이 7.5%로 유지함으로써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개혁이란 단어를 77번이나 언급하며 강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반부패 드라이브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은 양회 기간에도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의 관련성이 제기된 선페이핑(沈培平) 윈난(雲南)성 부성장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리 총리가 13일 오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저우융캉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할지가 주목된다.
올해 양회는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킨 '별에서 온 그대'(약칭 별그대)가 주요 주제로 논의된 것도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공식 취임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주요 인선 발표가 없었고 일정도 다소 줄어든 채 간소하게 진행됐다.
특히 생수 실명제 도입될 정도로 근검절약이 강조됐고 예년보다 대(對) 언론 개방폭도 확대된 것도 두드러진 점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 양회는 특히 시작 전에 발생한 쿤밍 테러 이후 회기 중에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실종 사건이란 악재까지 터지면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밖에 리 총리가 업무보고의 기존 형식을 타파한 것은 물론 각종 분임토의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총리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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