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광고, 뇌졸중 소재로 흡연의 폐해 적나라하게 묘사
이윤지
| 2014-06-26 10:27:41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담배를 끊는 것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끊지 못했죠. 하지만...” 스트레스 가득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던 40대 가장의 뇌 속 혈관이 터지고, 어느새 그는 병상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누워있다. “확실한 건, 지금이 더 힘들다는 겁니다.”
적나라한 뇌출혈 영상과 이로 인한 뇌졸중 증상의 직접적인 묘사. 보건복지부가 올해 새로 내놓는 혐오 금연광고 <더 늦기 전에>편의 한 장면이다.
보건복지부는 26일부터 담배의 폐해를 알리고 흡연자의 금연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불편한 금연광고를 시작한다. 그간의 금연광고는 간접흡연의 폐해, 금연구역의 확대 시행 알림 등 흡연자들의 인식개선과 정책 정보전달에 초점을 맞춘 ’착한 광고’였다. 올해의 금연광고는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을 영상으로 직접 묘사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았다.
이러한 금연광고의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전 세계 금연광고의 키워드는 ‘혐오스러움’과 ‘불편함’으로 각국 정부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신체 장기의 손상과 그로 인한 고통을 끔찍한 이미지로 묘사해 자국민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고 이러한 혐오광고의 효과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발행하는 월간 <금연이슈리포트>의 보고에 따르면, 흡연으로 질병이나 장애를 갖게 된 경험자들을 소재로 이들의 삶을 직접적인 화법으로 보여주는 미국의 금연광고를 통해 160만명이 금연을 시도하고 이 중 22만명이 3개월 이상 담배를 끊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금연광고는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에서 출발하는 동시에 한국의 흡연자에게 특화된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단순히 혐오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만의 독특한 정서와 심리를 가미한 것.
자극적인 영상을 통한 흡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흡연이 빚는 심각한 문제를 한국인만의 감정선을 통해 ‘나의 문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해 금연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금연광고 제작을 총괄한 SK플래닛의 박성진 팀장은 “이번 금연광고는 금연으로 인한 치명적인 문제, 불편한 이미지를 통해 흡연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이 치명적인 문제가 나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단순한 혐오 이미지가 갖는 제한적인 효과를 한국인의 정서를 바탕으로 공감될 수 있도록 확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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