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아파트 뒤편 옹벽 추가 붕괴 우려… 주민 1천여 명 대피 불안 고조

정성길

| 2014-08-21 10:40:08

지난 19일 무너진 옹벽(사진=연합뉴스)

[시사투데이 정성길 기자] 지난 19일 무너진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뒤편 외곽순환도로에 맞닿은 옹벽이 계속되는 폭우로 추가 붕괴할 우려가 커지자 주민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사고 당일 60m 높이인 옹벽이 무너지면서 흘러내린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가 아파트 30m 앞까지 들이닥쳤다. 무너진 옹벽 파편과 토사는 왕복 6차로, 길이 80m의 도로를 뒤덮었고 아파트 화단과 주차장까지 밀려왔으나 치워지지 않은 채 방치된 그대로였다.

양산시와 소방서, 경찰 등 관계 당국은 유실된 토사의 추가 유출을 막으려고 비닐 천막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이날은 현장 주변에 출입금지선(폴리스 라인)을 치고 출입만 통제했다.

하지만 드러난 절개지에서는 계속 돌멩이가 흘러내리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옹벽 곳곳에서는 금이 가 있는데다 21일까지 또다시 폭우가 예보된 탓에 추가 붕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내린 양산 지역 강수량은 336㎜에 달한다. 기상청은 21일까지는 50∼1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이 때문에 전날 내린 주민 대피령도 아직 여전하다.

양산시는 무너진 옹벽과 인접한 아파트 세 개 동 주민들에게는 대피 명령을 내렸고, 나머지 동 주민들에게는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세 개 동 209가구 주민 1천여 명은 모두 웅상중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구호소나 친척집 등으로 대피했다.

김모(33)씨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 있는 집에 사는데 오늘 밤에 비가 많이 오면 이미 무너진 토사들이 추가로 떠밀려오는 건 물론이고 추가 붕괴 우려도 커서 걱정이 많다"며 "임시 방호벽이라도 설치해줬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해당 옹벽은 2008년 8월에도 폭우에 붕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아직 준공 허가를 받지 못해 사실상 시의 관리·감독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산시 측은 "준공 허가가 난 구조물이면 시가 관리하지만, 이 옹벽은 기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어 6년째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시공사 측에 하루빨리 허가를 받게끔 조치하라고 요구했지만, 시행사 경영난 등으로 순조롭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추가 붕괴 우려 탓에 토사 수습이나 옹벽 복구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하려면 일단 비가 그쳐야 하고, 그 뒤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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