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세계에서 온 정성과 배려’ 기획전시 개최
이성애
| 2014-10-02 10:32:35
시사투데이 이성애 기자] 역대 대통령이 해외 인사로부터 받은 선물은 단순한 선물이 아닌, 역사적 의미를 지닌 가치 있는 유산이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10월 2일부터 11월 2일까지 32일간 청와대 사랑채에서 ‘세계에서 온 정성과 배려’를 주제로 대통령선물 기획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대상은 역대 대통령이 각국 수반 및 주요 인사들로부터 받은 대통령 선물 약 50여점으로 증정국가의 문화적·역사적 특징이 뚜렷하게 반영된 선물들이다. 전시 구성은 도입부인 ‘환영’ 코너와 메인전시인 ‘배려’ 코너, 테마전시인 ‘정성’ 코너, 체험공간인 ‘미소’ 코너 등 총 4코너로 구성된다.
그 중 ‘환영’ 코너는 대통령의 정상외교 과정 및 선물 교환 절차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로 구성되고 ‘배려’ 코너는 5개 대륙별로 구분돼 증정국가의 문화적 특징을 나타내는 선물 30여점이 전시된다. ‘정성’ 코너는 전통무기, 다기세트, 인형, 동물장식 등 테마별로 구분돼 대륙별 문화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선물 20여점이 전시된다. ‘미소’ 코너는 세계 각국의 문화적 특징을 나타내는 스탬프 찍기와 기념 촬영 포토존 등 전시장 체험공간으로 구성된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륙별·테마별로 가장 대표적인 대통령선물 9점을 선정해 해당 선물과 함께 외교의전 사진, 문서 등 관련기록물을 전시하고 선물이 담고 있는 문화적 배경과 역사적 의미에 대한 정보도 자세하고 흥미롭게 제공한다.
‘고리가 있는 시미터(Scimitar)’는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이 우리나라 원수로서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해 할리드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Khalid bin Abdul Aziz Al Saud) 국왕으로부터 증정받은 선물이다. 시미터는 날 부분이 완만한 곡선을 이뤄 내려쳐 베기에 용이한 전통무기로 이슬람권에서는 ‘사자의 꼬리’, ‘왕족의 상징’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포르투갈 교역상선 모형’은 1984년 6월 포르투갈 정부 수반으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마리오 소아레스(Soares, Mário) 수상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증정한 선물이다. 이는 16세기 해상무역을 주름잡았던 포르투갈의 무장상선 나우(Nau)의 모형으로 1578년(선조 11년) 태풍을 맞아 표류하다가 조선과 처음 인연이 닿은 선박의 모습을 띠고 있다.
‘중국 명조 5대 황제 재임기 제조 붓과 벼루’는 1994년 3월, 김영삼 대통령의 중국 공식방문 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평소 서예 애호가로 알려진 김 대통령의 기호가 반영됐다. 특히 벼루에는 당대 유명 서예가인 이옹(李邕)의 단주석실기(端舟石室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은상감 나무 코끼리 조각’은 2006년 2월 인도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한 압둘 칼람(Kalam, A.P.J. Abdul)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증정한 선물로서 인도에서 코끼리는 힘과 왕족, 위엄, 인내, 지혜, 장수, 행복, 그리고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는 상징을 담고 있다.
이재준 대통령기록관장은 “대통령선물은 대통령의 정상 외교 활동과 증정국과의 우호관계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기록물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대통령선물의 의미와 가치를 공감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