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타 김아중과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수현

| 2015-05-29 08:47:28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시사투데이 조수현기자]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대행사는 ‘페미니스타 김아중과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로 시작됐다.

지난 5월 28일 오후 영화 <용의자 루시아>가 상영된 후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의 진행으로 페미니스타 김아중이 함께 영화를 본 관객들과 대화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용의자 루시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파울라 반 데르 우에스트 감독의 스릴러 영화다. 여성영화제 직후인 6월 4일 <피의자: 사라진 증거>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이 확정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수작이다.

김아중은 “영화의 축을 이루는 두 사람이 여성이다. 남성과 여성이었다면 전혀 다른 분위기였을 텐데 동성간의 이야기라 사건 자체에 집중할 수 있고 더 깊이가 있어졌다”는 감상으로 말문을 열었다.

“영화 속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르는데 등장인물들에게서 세월의 흐름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나이가 드는 느낌도 전혀 없고 헤어스타일도 똑같다”며 훌륭한 작품의 옥의 티를 꼽으며 ‘페미니스타’의 ‘패셔니스타’적 관점으로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한 김아중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신분이 다른 두 여자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꼽았다. “유리창 너머 카메라가 교차되는 사이, 전도유망한 젊은 검사 유디트와 연쇄 살인범 용의자 루시아. 얼핏 두 사람이 한 사람인 듯 보이는 편집에서 전혀 다른 둘의 처지와 앞으로 벌어질 일 등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한 컷의 영상으로 담은 명장면”이라며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요즘 여성영화의 경향”라는 촌철살인의 지적으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여성영화라기보다는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다룬 스릴러 영화가 아닌가 라는 질문에는 “성적 불평등에 맞서 투쟁하는 것만이 여성영화는 아니다. 올바른 판단이 어떤 것인지, 어떤 여성으로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여성영화라고 본다”는 명쾌한 견해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은 “여성영화의 패러다임은 변하고 있다. 유연하게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연기를 한다면 영화 속 두 여자 중 어떤 역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지금은 신참 검사 역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앞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용의자 역을 탐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배역을 묻는 질문에는 샤를리즈 테론이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몬스터>나 <니키타>의 킬러를 꼽아 배우 김아중의 미래 필모그래피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아중은 “6월 3일까지 진행되는 여성영화제를 주변에 많이 알려달라”며 끝인사와 함께 토크에 참여한 국내외 관객들에게 일일이 사인과 악수를 해주며 여성영화제 홍보대사라는 중책을 충실히 마무리했다.

한편,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준비한 부대행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포럼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 영화는 성평등할 수 있는가?’가 5월 29일, 금요일 오후 3시 30분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 진행된다. 스웨덴영화진흥원 대표 안나 세르네르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며, 도리스필름 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아세 획펠트, 개막작 <마이 스키니 시스터> 프로듀서인 아니카 로겔, 명필름 대표 심재명, 인디스페이스 관장 안정숙,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이종임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6월 1일 월요일 오후 3시,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캠퍼스복합단지 ECC극장에서는 『호기심의 찬장: 여성, 기억 그리고 영화사』의 저자이며 아이다 루피노 전문가인 아멜리 헤이스티 교수(미국, 애머스트 대학교 문학/영화/미디어연구 교수)가 ‘아이다 루피노,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다’라는 강연을 통해 루피노의 영화 세계를 소개한다.

쟁점 섹션의 부대행사로 준비된 ‘오픈 토크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5월 30일 토요일 오후 6시, 아트하우스 모모 1관)는 오늘날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자유롭게 대답하는 자리다.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인 나영정이 사회를 맡았고,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패널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전프로그래머이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 손희정, 해시태그 운동 이후 새로이 형성된 20대 여성 페미니스트를 대표하는 페미니즘 자율학습 멤버 정, 대중 문화 안에서 여성의 재현 문제 등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웹매거진 ize기자 최지은, 영 페미니스트 단체 언니네트워크 활동가 난새, 젊은 진보 남성 논객 한윤형이 참석한다.

‘스페셜 토크 – 감독 대 감독: 나의 영화, 당신의 영화’에서는 영화제 초청작 중 한국영화계에 인상 깊은 문제의식을 선보인 개봉작 및 개봉예정작의 감독을 초청해 선배 감독의 진행으로 그 작품세계 및 제작시스템 등에 관한 대화 시간을 갖는다.

5월 31일 일요일 오후 4시 메가박스 신촌 5관에서 진행되는 ‘스페셜 토크 2’는 <거짓말> 상영과 함께 변영주 감독(<화차>)과 김동명 감독(<거짓말>)이 대화를 나누며, 특별 게스트로 김꽃비, 전신환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스페셜 토크 3(6월 2일 화요일 12시 30분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는 <도희야> 상영 후 이숙경 감독(<간지들의 하루>)과 정주리 감독(<도희야>)이 만날 예정이고, ‘스페셜 토크 4(6월 3일 수요일 오후 3시 메가박스 신촌 5관)’에서는 <카트> 상영 후 임순례 감독(<제보자>)의 사회로 부지영 감독(<카트>)을 만날 수 있다.

스페셜 이벤트로는 영화제를 찾아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야외공연 ‘열린 무대’가 5월 30일(토)과 5월 31일(일) 오후 5시 메가박스 신촌 앞 광장에서 펼쳐진다. 한국 대표 여성 밴드 구텐버즈, 홍대 인디씬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팀 가운데 하나인 러브오어낫, 2012 대한민국 라이브 콘테스트 금상을 수상하면서 얼터너티브 록의 신예로 떠오른 베인스, ‘CMJ 뮤직 마라톤’에 초청받은 최초의 한국 락밴드, 러브엑스테레오 등 5월 30일 토요일 열린 무대는 락으로 채워진다. 일요일에는 단아한 느낌의 재즈 음악을 선보이는 아희, 프렌치 팝재즈 미선 레나타,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을 수상한 라벤타나의 보컬리스트 정란의 공연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다양한 이슈와 대중적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37개국 111편의 영화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다음 달 3일까지 8일간 서울 메가박스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 등 신촌 곳곳에서 열린다. *

[사진제공 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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