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0시21분 서울대병원서 서거
윤용
| 2015-11-22 03:21:1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새벽 서거했다. 향년 88세.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0시 21분쯤 중환자실에서 혈액감염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종종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왔으며, 며칠씩 입원을 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1년 6개월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가족들과 안정적인 생활을 해온 바 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거제미래포럼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의 병상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현철 대표는 "아버지께서 다음 주에 드디어 퇴원하십니다. 입원하신 지 일년 육개월만입니다. 처음 입원하실 때는 가벼운 감기로 입원하셨기 때문에 금세 퇴원하시리라 생각했는데... 아버지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상도동에서 외롭게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서, 그리고 아버지를 걱정하고 이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하실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는 장문의 글과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 3장을 게재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 형식과 절차 문제 등 후속 조치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927년 12월20일 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에서 김홍조와 박부연의 외아들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장목소학교, 통영중학교,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 최연소로 당선돼 제 5·6·7·8·9·10·13·14대 국회의원까지 9선 의원을 지냈다.
집권 첫해 5·13 특별 담화를 통해 "문민정부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부"라고 선언했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권력자들이 비자금을 축척하지 못하도록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또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 말기 아들인 김현철씨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1997년 12월 국가 부도 사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라이벌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쓸쓸히 상도동으로 돌아갔다.
'대도무문'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김 전 대통령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 등 무수한 말들과 에피소드를 남겼다. 평생 거르지 않다시피한 새벽 조깅과 영문이니셜 애칭 'YS'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 밖에 공직자윤리법도 도입해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냈고 육군 상록수 부대를 소말리아 평화유지군(PKO)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또 지방 자치제를 확대시켜 광역시도지사 및 시장, 군수 등을 직접 주민이 선출하게 했고, 민족 정기 회복을 위해 총독부 청사를 해체해 경복궁을 복원했다.
1996년 12월에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에 가입해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2번째로 OECD 회원국이 되었다.
현재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세워져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월 서울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포함해 50억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뜻을 밝혔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유족으로는 부인 손명순 여사와 아들 현철 씨가 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