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北 핵개발·도발 포기 않으면 철저한 고립·자멸의 길 재촉"
윤용
| 2016-04-03 13:51:27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멕시코 공식방문을 위해 6박8일 간의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두 번째 순방지인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멕시코시티에서의 첫 일정은 동포간담회 참석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우리 동포들을 격려하는 자리다.
현재 멕시코에는 약 1만2,000여명의 동포들이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면서 양국 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 1905년 한국인 최초 이민자 1033명이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지역 24개 에네켄 재배농장에 취업하면서 우리 동포의 이민생활이 시작됐다.
당시 이민 1세대들은 무더운 기후와 질병, 노예처럼 취급받던 참담한 생활 속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모으고 독립군 양성을 위한 숭무학교를 세우는 등 독립운동에 기여했다.
초록색 고름이 달린 미색(米色) 저고리에 붉은색 치마 차림의 한복을 차려입은 박 대통령이 멕시코시티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장에 입장하자 동포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멕시코 방문 기간에 (엔리케 페나) 니에토 대통령과 에너지와 인프라,ICT, 보건 의료,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동포사회와 진출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혜택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돈독한 양국 관계의 틀 위에서 양국 국민에게 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멕시코와) 협력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멕시코는 1962년 국교를 수립한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멕시코는 중남미 내 우리의 최대 교역대상국으로 지난 수년간 세계적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안정적인 교역 성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3년 양국 주도로 만들어진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를 언급, "인권과 개발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고 국제무대에서 중견국 외교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이 보다 크게 웅비해 나가는 길에 지구촌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이야말로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영사 서비스 제공 △멕시코 정부와 치안분야 협력 △차세대 정체성 교육 지원 등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멕시코 정부와 치안분야 협력도 지속해 가겠다"며 "차세대 동포들이 한민족의 자긍심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차세대 정체성 교육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전 세계의 한민족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포 사회 네트워크 기반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핵(核) 도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뉴스로 여러분께서도 걱정이 크시겠지만, 잘 아시는 대로 지난 3월3일 유엔 안보리는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며 "동포 여러분께서도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주시고, 멕시코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 노력을 더욱 강력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개발과 도발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철저한 고립과 자멸의 길을 재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께서도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주시고, 멕시코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 노력을 더욱 강력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 그리고 한인 후손 여러분, 항상 대한민국을 가슴에 간직하고 열심히 뛰어주시기 바란다.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겠다"며 인사를 마쳤다.
김현욱 멕시코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현재 북한 핵 위협으로 어려운 국가 안보 상황과 국내 여러 정치, 경제의 힘든 여건 속에서 이곳 머나먼 멕시코까지 방문하신 것을 우리 한인동포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한복을 차려입고 행사장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동포를 만날 때 가능한 한복을 입으시고는 하는데, 한복은 단순히 옷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민족의 혼을 옷의 모습으로 빚어낸 조국의 상징으로, 한복을 보면서 머나먼 곳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동포들에게 잠시라도 고국을 느끼게 해 드리고 싶은 작은 바람이라고 하신 바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한복을 입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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