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케냐 정상회담, 케냐에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경협 등 MOU 20건 체결

윤용

| 2016-05-31 23:26:56

국내기업, 전력·원자력시장 진출 기반 마련…케냐 과기원(KAIST) 설립 추진ㆍ보건의료 분야 협력 확대 박근혜 대통령과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31일 오전(현지시간) 나이로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사진=연합뉴스)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우리나라 산업단지 개발·운영 노하우가 케냐에 전수된다. 또 전자정부 협력센터 설립으로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출 기반도 다졌다. 우리나라 KAIST를 모델로 과학기술 인력 양성 전문 교육기관도 설립된다.

우리 경제성장과 산업 발전에 토대가 됐던 과학기술 육성 체제를 케냐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으로 경제분야 20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특히 전력·원자력 협력 MOU, 산업무역투자 및 산업단지개발 협력 MOU, 과학기술협력 MOU, 과학기술 금융협력 MOU, 전자정부협력 MOU, 보건의료협력 MOU, 농촌개발금융협력 MOU 등 7건은 양국 정상 임석하에 서명식이 열렸다.

우선 아프리카 제조 강국을 꿈꾸는 케냐는 360만평 규모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케냐를 발판으로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받는 미국시장 진출이 용이해 질 것으로 보이며 여타 아프리카 시장 진출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미 수도 나이로비 등에 산업기술단지도 조성해 세금면제 등 혜택을 부여하는 특별경제구역을 운영하고 있지만 산업단지 운영과 산업기술혁신 등을 위한 체계적 정책 노하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순방계기로 우리 산업단지공단과 케냐 수출자유지역관리청간 '산업단지협력 MOU'를 교환, 케냐에 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는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국 산업부도 '산업·무역·투자 및 산업단지 협력 MOU'로 이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전력․원자력 협력MOU 체결로 4.3억불 규모의 케냐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3기(총 210MW) 건설에 우리 기업이 수주할 가능성을 높였다. 현대 엔지니어링은 지난 해 이 지역에 280MW급 지열 발전소 2기(총 3.7억불)를 준공한 바 있어 박 대통령의 지원을 통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케냐는 2033년까지 총 4000㎿ 원전 도입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원자력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했던 경험을 살리면 케냐 원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케냐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국으로 이번 정상회담 계기 전력·원자력 MOU를 통해 상당히 많은 프로젝트가 예상된다"며 "케냐는 현재 전력 자급률이 20%인데 2030년 10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다 산업에서의 전력 수요도 급증해 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우리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400만달러 규모의 은조이아(Nzoia)강 홍수조기 경보시스템 구축사업,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몸바사 상수도 공급시설 등 한국 기업이 참여를 희망하는 물관리 인프라 사업 분야 협력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돼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양국은 전자정부 구축 협력도 약속했다. △정부 내 ICT 인프라 구축 △정부-민간 ICT서비스 구축 △정부-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등 3단계로 나눠 케냐 전자정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2017년부터 3년간 한·케냐 전자정부 협력센터를 운영키로 함에 따라 우리 전자정부 기술의 수출길도 열었다.

또 케냐 정부는 '국가 ICT 마스터 플랜 2017'을 발표, 국가 전역에 ICT 인프라 구축 및 이를 통한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나이로비 인근에 美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한 '콘자 테크노시티'를 건설, 정보통신분야 산업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동통신, 소프트웨어(SW), 정보보호, 빅데이터 등 공동연구 등을 위한 정부 간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 △ICT 정책자문, 초청 연수 등 협력을 위한 'ICT 기관 협력 MOU 등을 체결하고 양국간 ICT 정책과 인프라 구축을 공유키로 했다.

케냐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우리의 카이스트와 유사한 케냐 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KAIST) 설립을 추진 중이다.

케냐 정부의 요청으로 우리나라 카이스트가 지난해 말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케냐 과기원이 설립될 경우 우리 카이스트를 모델로 한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 교육기관의 아프리카 첫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 양국 부처 및 각 기관은 과학기술 협력 및 과학기술 기관협력 MOU를 각각 맺고 과학기술분야 정책 및 기술공유와 인력 교류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 외에도 원전 건설 노하우 공유 등 전력, 원자력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케냐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4년 7억2000만 달러에서 오는 2019년 10억2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번 보건의료 협력을 통해 우리 의약품, 의료기기의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박 대통령은 케냐타 대통령에게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공조를 요청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케냐 독립(1963년 12월12일)을 곧바로 승인했고, 두 정상의 선친들(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있던 시절인 1964년 2월 양국 수교가 이뤄진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코리아에이드(Korea Aid) 행사, 문화공연,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한다. 이어 유엔의 3대 지역 사무소 중 하나인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를 방문,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기념식수를 할 예정이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