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인건비 절감 '딸기육묘법' 개발
이윤지
| 2016-09-02 08:57:27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묘(苗)농사가 반농사’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묘가 병해충·이상기후 등도 잘 이겨내고,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중 딸기농사는 육묘의 비중이 80%라고 한다.
이에 경남 밀양의 ‘딸기랑 맛이랑’ 장현식 대표가 딸기재배에 드는 노동력·인건비를 대폭 절감하면서 우량모종 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농업분야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 등도 아닌 일선 농민이 딸기재배법 개선을 위해 직접 개발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장 대표는 지난 20년간 딸기 토경재배를 하다 2012년 밀양시농업기술센터 시범사업을 수행하며 고설재배(하이베드, 지상에 시설물 설치·재배)를 시작했고, 이후 다각적인 노력으로 ‘제자리 육묘방법’에 성공했다. 이는 매년 별도의 육묘장에서 새 모종을 키워 재배지로 옮겨 심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년도에 재배한 딸기포기를 활용하며, 개별포트(캡)에서 키운 모종을 제자리에 아주심기(정식) 하는 방법이다.
그간 딸기재배 농가들이 모종을 확보하려면 외부에서 사오거나 자체 육묘장을 마련해야 하는 비용부담이 발생하고, 타지로부터 옮겨온 모종은 병충해 동반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의 애로사항이 있었다. 특히 딸기수확이 한창인 2~3월에 다음해 농사를 준비하고 모종을 키우는 일은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노동력과 인건비를 들여야 했다.
장 대표는 바로 이 문제점들을 개선한 ‘제자리 육묘방법’을 개발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8300㎡(2510평) 규모의 하우스 8동에서 실증시험도 마쳤으며, “기존방식대비 노동력은 50% 이상, 인건비는 70% 이상의 절감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면서 그는 ‘개별육묘포트를 사용한 딸기 제자리육묘 및 아주심기 방법’으로 2012년 8월 특허를 취득하고, 토경재배 농가와 일반 육묘장 등도 개별포트를 통해 모종을 키울 수 있는 ‘이동식 배지상자’까지 개발했다.
장 대표는 “딸기토경재배 농가의 생산성 향상, 노동력 절감을 위해 이동식 배지상자를 고안하게 됐다”며 “제자리 육묘가 어려운 토경재배지와 육묘장 등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장 대표를 찾는 딸기재배농민이 줄을 잇고, 지난해만 2천500여 명이 방문했을 정도다. 그 역시 올해로 5년째 전국을 순회하며 400여 딸기농가에 신기술보급 및 교육 등을 진행하고, 지난해 농업인의 날에는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 대표는 “농촌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에서 노동력 50% 이상과 인건비 70% 이상을 절감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 농사기술, 과학적·효과적인 선진농법을 개발함에 자긍심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카피제품(기술복사제품)을 만드는 업자와 이를 사용하는 농업인들이 최초 개발자의 고충과 노력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이뤄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람”의 당부를 덧붙였다.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농업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연구·노력하며 대한민국 농업·농촌의 밝은 내일을 열어가는 장현식 대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딸기랑 맛이랑 장현식 대표는 딸기농법의 선진화·과학화·효율화에 헌신하고, ‘개별육묘포트를 사용한 딸기 제자리육묘 및 아주심기 방법’과 ‘이동식 배지상자’를 개발해 노동력·인건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이끌며, 영농신기술 보급과 농업경쟁력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6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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