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덴마크 정상회담, 고위급 공동위 신설…녹색·디자인·'K-9 자주포'방산협력 강화

윤용

| 2016-10-25 21:50:53

ICT·보건의료 산업협력 확대…레고랜드 협력 논의 박근혜 대통령과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25일 청와대에서 기념촬영(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과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덴마크 정상회담 참석(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과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덴마크 MOU 서명식에 참석(사진=청와대)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우리나라와 덴마크가 기존 녹색성장 분야를 넘어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 방산 산업 등에서도 협력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고위급 공동위원회도 신설된다. 양국 스타트업과 대학 간 교류도 확대된다

25일 한·덴마크 양국은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산업협력·건강보험협력 등 2건의 경제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괄적 산업협력으로 기존 친환경고효율 선박(Greenship) 위주에서 디자인, 청정기술 등으로 산업협력 범위가 확대됐다. 이 분야 부품·소재·장비 등 기술 연구개발 협력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디자인 영역에서는 우리나라 ICT 등 산업기술에 덴마크의 디자인 기술을 입혀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 9월 LG전자는 덴마크의 오디오업체 뱅앤올룹슨과 협업으로 신규 스마트폰 'V20'을 출시했다. 확대된 산업 협력을 위해 양국은 고위급 산업협력 공동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또 건강보험협력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강보험시스템을 덴마크에 소개하고, 덴마크 의약품 산업 육성 경험을 공유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향후 제약·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덴마크는 유럽 최대 생명과학 클러스터인 '메디콘 밸리' 등의 산업육성으로 유럽 신흥 제약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라스무센 총리는 회담에서 산업협력 MOU와 관련, "양국은 각자 조선, 해운산업의 세계 최고 국가로서 그간 서로 긴밀히 협력해온바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온실가스 감축 등에서 더 많은 협력을 희망한다"면서 "한국 조선산업 부진 회복과 함께 덴마크가 기발주한 선박들이 예정대로 인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선박 인도 일정에 대해 최근 우리 조선사들이 경영상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세계적 수주감소에 인한 것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의 건조 능력을 보유한 만큼 적기에 인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북한·북핵 문제 및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공조키로 했다.

이 밖에 양국은 덴마크가 추진 중인 자주포 도입사업 입찰 등에서 한국의 K-9 자주포 진출 가능성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덴마크는 구형 자주포를 대체할 자주포 15~21문 조달사업(660만~1330만 유로)을 진행 중으로 내년 6월 이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 사업엔 현재 한국 K-9, 이스라엘 ATMOS, 프랑스 CAESER 가 경합 중이다. K-9 자주포는 지난 2001년 터키에 280문 (5억5000만 달러), 2014년 폴란드 120문 (3억1000만 달러)을 수출한 바 있다.

두 정상은 또한 우리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덴마크의 이노베이션센터, 스타트업부트캠프 등을 통해 양국의 벤처·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하는 등 창조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한국이 유치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덴마크가 주도하는 글로벌녹색성장포럼(3GF)에 대한 상호지원을 확대하고,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한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공동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2018년 상반기 개장예정인 '레고랜드' 등 양국 간 교역 다변화와 투자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강원도 춘천에 개장 예정인 레고랜드는 덴마크 레고사의 지분 36%를 소유한 영국 멀린사 등 외국인직접투자 약 1000억원, 총 사업비 5011억원으로 지난 2014년 11월 착공해 오는 2018년 상반기 개장 예정이다.

창업 분야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총리 방한 계기로 양국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청년 창업 캠프'도 개최됐다.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기업가정신 특강, 성공 창업자와의 만남 등이 이뤄졌다. KAIST와 덴마크공대(DTU)는 스타트업 프로그램 및 공동연구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했다.

청와대는 "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체제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GCF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친환경에너지타운 등 한국형 기후변화 대응 사업모델을 개도국에 확산하는데 덴마크 측 협력도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덴마크는 지난 2011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하고 녹생성장동맹을 결성한 이후 녹색성장동맹 고위급회의를 교대로 연례 개최하며 녹색성장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진해왔다.

박 대통령과 라스무센 총리는 한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글로벌녹색성장포럼(3GF), 녹색기후기금(GCF), 한ㆍ덴마크 녹색성장동맹회의 등 기구와 채널을 통해 양국간 상호협력과 지원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GGGI 이사회 초대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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