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35일만의 첫 외부 행보로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 방문

윤용

| 2016-12-01 22:17:51

청와대 "차안서 눈물…화재 진압 중 오래 못 머물러"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방문(사진=청와대)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은 지난 10월27일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한 듯 기자단과 동행하지 않고 수행 인원을 최소화해 15분가량 조용히 현장 상황을 둘러봤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문시장에 도착해 김영오 상인연합회장과 함께 화재 피해 지역을 돌아봤다.평소보다 약간 부은 얼굴의 박 대통령은 회색 니트 폴라 티셔츠, 회색 정장바지, 검은색 패딩 차림에 올림머리를 하고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소방관들의 잔불 진화 등 현장 상황을 살폈다. 박 대통령은 시장에서" 상인여러분들에게 제가 힘들 때마다 늘 힘을 줬는데 너무 미안하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움을 주신 여러분이 불의의 화재로 큰 아픔을 겪고 계신데 찾아뵙는 게 인간적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속히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피해상인을 만나 손이라도 잡고 직접 위로를 전하고 싶었지만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화재감식반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어 불가능했다"면서 "계속 현장에 있으면 도움이 안되고 피해만 줄 수 있어 오래 머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회에 자신의 '퇴진 로드맵' 맡기고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박 대통령이 이날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하기로한 것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큰 재난이 발생한 것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98년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정치적 고비 때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해 서문시장을 찾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눈물에 대해 "복합적으로 착잡한 마음을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자신을 키워준 정치적 고향인 서문시장에 가는 것마저 고민해야 하는 자신의 고단한 처지를 떠올리며 동시에 서문시장 피해상인들의 힘들어하는 모습 등이 복합적으로 겹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앞으로도 (남은 임기동안) 서민들을 보살피고 위로하는 민생행보를 더 할 것 같다"고도 전했다.

서문시장에서 화재는 전날 오전 2시에 발생해 이틀째 완전 소화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도 잔불 제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완전 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시 사고수습지원본부는 이번 불로 4지구 점포 679곳이 전소됐다고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강석훈 경제수석에게 관계부처와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대구시는 정부에 서문시장 4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도 요청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피해상인 긴급지원반이 구성돼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시장이 복구될 때까지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인근공터를 임시시장터로 확보할 방침이다.

또 임시시장 운영을 위한 자금과 함께 상인들에게는 저금리 긴급안정자금과 미소금융대출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 건물 복구를 위한 교부금을 지원하고 세금과 공과금 납부 유예 등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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