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전 정부 임명 국무위원과 오찬…"여러분은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다"

윤용

| 2017-05-26 18:16:28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수·소비부진 과제 여전…경제회복 불씨 살려야"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장관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정권이 바뀌기는 했지만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왕실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국정이 마비될 수 있었던 어려운 시기에 고생하신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오찬에는 공석인 법무부·문화부 장관을 제외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16개 부처 장관 전원이 참석했다.

또 장관급으로 국무회의 참석 대상인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예정된 시간을 30여분 넘겨 진행됐다.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개각은 불가피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라는 생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기는 했지만 단절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각 분야별 개선 사항을 청취했다.

유일호 총리대행은 "지난 정부의 마지막 내각이자, 새 정부의 첫 내각이라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와 소비부진의 과제는 여전하다. 이 불씨를 잘 살리는 것이 당면과제이고 이를 위해 당연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근의 반도체 등 IT산업의 경쟁력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양성과 역동성의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최 장관은 "다양성은 국민 개개인의 창의성에 기반한 좋은 기업의 창업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투자의 확대, 4차 산업혁명화,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영환 산업통산부 장관은 수출 상승세 경향을 보다 견고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주 장관은 "산업경쟁력의 제고와 에너지신산업분야를 중시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통상현안이 당면과제인데,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이후 변화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목소리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강은희 여성부 장관은 "정부는 국민만 보고 지속적으로 잘 운영돼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새만금 잼보리 대회 유치와 관련한 말씀을 주신 것에 대해 깊이감사 드린다.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 정부에서도 △자유학기제 △돌봄교실 확대 △직업교육 증진으로 능력중심 사회가 지속되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점을 먼저 전했다.

그러면서도 "교원양성 교육이 핵심인데 중요순위에서 지금까지 밀려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원에 대해 교원대학시절부터 커리큘럼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통일준비위원회와 관련해 비판도 많았지만 시스템 구축이라는 성과도 있었기 때문에 연속성 차원에서 이를 주목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국제간의 문제는 정상외교로 풀어가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어 우리의 국력신장에 걸맞은 '외교대통령'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UN 등 국제 공조관계의 적절한 활용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국에 더해 EU와 ASEAN과의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방부의 최고책임자인 한민구 장관은 군에 대한 격려를 당부하면서 국방 예산을 내년도 GDP의 2.5%선으로 올릴 것을 건의했다.

공석 상태인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식품 분야는 약자의 산업이며, 정서적으로 예민한 분야이므로 중요하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또 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극심한 가뭄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건의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자리 정책'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삼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면서 "노동3법의 개선으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꾼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심각한데 새 정부의 과제를 넘겨드려 죄송하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정책만으로는 안되고 성장 복지를 포함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 국무위원들의 이같은 건의 사항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박근혜 정부 전체를 어떻게 평가하든 각 부처의 노력들을 연속성 차원에서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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