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북,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 중단시 조건없이 대화…한반도 주인은 우리이고 위기는 기회다"

윤용

| 2017-06-15 21:44:11

6·15 공동선언 17주년 축사 "정권 바뀌어도 남북합의 존중해야…북핵완전폐기·평화체제구축·북미관계 정상화 포괄적 논의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축사(사진=뉴시스)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김대중 대통령님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참된 용기를 보여주신 분으로, 그 용기가 대한민국 민주화 시대를 열었다"며 "김 대통령님의 큰 발걸음은 남북화해와 평화, 햇볕정책에 있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적으로 보여주신 분"이라며 "분단 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끌어냈고, 남과 북의 평화통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6·15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변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이끌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김대중 대통령께서 임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은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금창리에 제2의 지하 핵시설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긴장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었지만 김 대통령님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 클린턴 행정부를 설득해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주도적으로 닦으셨다"며 "오늘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우려사항으로 대두됐다"며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김 대통령님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속에서도 남북화해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위기는 기회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적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남과 북이 함께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의지와 지혜, 역량을 우리는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님께서 북한의 핵과 도발을 불용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이뤄 냈듯이 우리도 새롭게 담대한 구상과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공동선언, 2007년 10·4 정상선언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남북당국 간의 이러한 합의들이 지켜졌더라면, 또 국회에서 비준되었더라면 정권의 부침에 따라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남북합의를 준수하고 법제화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남북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반드시 존중되어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정부는 역대 정권의 남북 합의를 남북이 함께 되돌아가야할 원칙으로 대할 것이다. 또한 당면한 남북문제와 한반도문제 해결의 방법을 그간의 합의에서부터 찾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6.15 공동선언은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다. 남과 북은 또 10.4 선언으로 분명히 약속했다. 남북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관련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을 추진해가기로 약속했다"고 상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약속했다"며 "이 약속에 북한 핵문제 해결의 해법이 모두 들어있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것은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은 남북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 저는 무릎을 마주하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기존의 남북간의 합의를 이행해 나갈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그리고 북미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7년 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님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뜨겁게 포옹하던 그 모습을 여러분 모두가 기억하실 것"이라며 "전 세계를 가슴 뛰게 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는 또, 기억한다. 6·15 선언을 합의한 후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하셨다는 그 말씀, '젖 먹던 힘까지 다했다. 내 평생 가장 길고 무겁고 보람 느낀 날이다'라는 말씀을 기억한다"며 "그 가슴 뛰던 장면이, 그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 꿈틀거릴 때,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울러 "남북의 온 겨레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역사, 남북의 온 겨레가 경제공동체를 이뤄 함께 잘사는 역사, 한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을 일으켜 한반도의 기적이 되는 역사, 그 모든 역사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정부대로 남북관계의 복원과 대화의 재개를 모색하겠다. 우리 청년들의 상상력이 한반도 북쪽을 넘어 유라시아까지 뻗어가도록 돕겠다"며 "여야와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지지로 남북화해와 협력, 평화번영의 길이 지속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국민들 마음속의 분단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벅찬 꿈으로 바뀌어가도록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함께 노력해달라"며 "그렇게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이 함께 어울릴 때, 그것이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과 6.15 남북정상회담이 이룬 성과를 온전히 계승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긴 꿈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을 오늘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일을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해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6·15 남북공동선언은 2000년 6월15일 김대중 前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이 발표한 5개항으로 구성된 내용이다>

1항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

2항 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3항 남과 북은 2000년 8월15일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합의한다.

4항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 신뢰를 도모한다.

5항 위의 네 개항의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남과 북의 당국이 빠른 시일 안에 관련 부서들의 후속 대화를 규정하여 합의 내용의 조속한 이행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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