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팔색조’ 어린 뱀 잡아 새끼 키우는 모습 포착
김태현
| 2017-07-10 13:15:22
[시사투데이 김태현 기자] 멸종위기종 팔색조가 어린 뱀을 잡아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어린 뱀을 잡아 새끼를 키우는 등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팔색조’의 생태 습성을 처음으로 포착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단은 올해 6월 경남 남해군 금산 일대에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팔색조를 관찰하던 중 어린뱀을 잡아 새끼의 먹이로 주는 모습을 최초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1964년 한국문화연구원 팔색조의 상태 학술자료에 따르면, 팔색조가 가장 경계하는 천적은 뱀이나 뱀도 팔색조 어미를 두려워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팔색조가 어린 뱀을 잡아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팔색조가 새끼를 키우는 과정 중 새끼에게 지렁이나 지렁이 형태의 곤충을 먹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관찰 과정 중 팔색조 어미가 다른 동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부화된 알껍질을 먹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른 조류도 어미가 알껍질을 먹는 모습은 자주 확인됐으나 팔색조는 관련 기록만 있을 뿐 실제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한편, 팔색조의 주요 서식지인 한려해상국립공원 경남 남해군 금산 일대는 숲이 울창하고 습도가 높아 먹이인 지렁이가 풍부하다. 공단은 2012년 남해군 금산 일대에서 팔색조 서식이 처음으로 확인된 후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올해 6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거제도의 학동마을 동백 숲에서도 3쌍 이상의 팔색조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학동마을은 1960년대 초부터 팔색조 번식이 확인된 곳이다. 팔색조 생태적 습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번식지 보호, 국립공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거제도 학동마을을 ‘팔색조 마을’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명근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장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곳곳에 여름 철새인 팔색조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공원 내에 팔색조 분포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서식에 방해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등 팔색조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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