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소방의 날 기념사 "소방관의 건강과 공무상 재해에 국가의 책임 강화…복합치유센터·소방병원 설립 적극 추진"
윤용
| 2017-11-03 16:16:49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365일 단 한 순간도 잠들지 못한다. 소방은 항상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켰다"며 소방관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시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소방의날 기념사를 통해 "특히 올해는 소방청으로 독립하고 처음 맞이하는 소방의 날"이라며 "이제 독립기관으로 승격한 소방청은 육상재난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청인 '금화도감'은 백성을 아낀 세종대왕에 의해 설치됐다"며 "의용소방대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고 소방은 항상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켰다"고 소방의 역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화재 뿐 아니라 육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에서 국민의 안전을 더욱 철저히 지켜내야 한다"며 "지금 국민들은 독립된 소방청에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소방관 여러분께서도 더욱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일선 소방서와 소방학교, 화재현장에서 사명감에 넘치는 소방관들을 만나왔다. 모두들 긍지가 높았지만,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소방관들의 고질적인 인력부족은 업무의 과중을 넘어 국민 안전과 소방관 자신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소방인력 부족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금 화재 진압과 구급·구조 임무를 맡은 현장 인력은 법이 정한 기준에 비해 1만9000여명이나 부족하다. 정부는 올해 1500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인력을 차질 없이 확충할 계획"이라며 "국민과 소방관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국민들께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소방관들은 하루 평균 120여건의 화재를 진압했다. 매일 2천회의 구조출동을 했고, 화재와 사고를 당한 368명의 국민을 구조해냈다. 이러한 눈부신 활약 뒤에는 소방관들의 가슴 아픈 희생이 있었다"며 "순직 사고 외에도 화재와 구조 현장에서 하루 한 명 꼴로 공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여건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보이는 부상만이 아니다. 위험한 작업과 참혹한 사고현장, 불규칙한 교대근무 등으로 10명 중 7명이 건강 이상 판정을 받았다.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한 자살자가 순직자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소방관의 건강과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소방관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복합치유센터의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소방병원 신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관련해 "소방관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시·도지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골고루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갈수록 복잡해지고 대형화하는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과 원전·산업단지·화학물질로 인한 화재 등 특수화재에 대한 대응역량을 길러 나가길 바란다. 소방청은 대형재난에 대한 체계적 대응역량을 조기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거주지역·연령·장애로 인해 안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주택 밀집 지역과 전통시장 등 안전 취약 지역의 소방시설을 특별히 살피고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은 농어촌 등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임산부·어린이·장애인 등 위험에 특히 취약한 분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더욱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병력등록자 일부에게만 제공되는 119 안심콜서비스를 몸이 아픈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확대하는 계획도 차질 없이 수행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며 "보이지 않는 여러분의 땀방울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지금 국민들은 독립된 소방청에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 119를 호출하면 구조될 수 있다고 국민들은 믿고 있다"며 "소방관 여러분들도 더욱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소방의 날 기념식은 지난 7월 26일 소방청 개청 후 처음 맞는 기념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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