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3.1운동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삶에 생생하게 살아 있어…가해자인 일본정부 위안부문제 '끝났다'고 말해선 안돼"
윤용
| 2018-03-01 15:19:00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운동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서대문형무소의 벽돌 하나하나에는 고난과 죽음에 맞선 숭고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다.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박제화된 기념식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기념식을 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일제 강점기 동안 해마다 2600여명이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날까지 10만여명 가까이 이곳에 수감됐다. 10명 중 9명이 사상범이라고 불린 독립운동가였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10대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남쪽의 제주도에서 북쪽의 함경도까지, 나이와 지역을 막론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실천했던 분들이었다"면서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이곳 형무소 앞 골목에서 삯바느질과 막일을 해가며 자식과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다. 수감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독립운동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99년 전 오늘, 마을과 장터에 격문이 붙었으며 독립선언서가 손에서 손으로 전달됐다"며 "서울과 평양, 진남포, 안주, 의주, 정주, 선천, 원산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만세 시위가 시작됐다. 만세 운동은 순식간에 지방도시와 읍면까지 확대되었다"면서 "멀리 중국의 간도와 러시아의 연해주, 미국 필라델피아와 하와이 호놀룰루의 하늘에도 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그해 3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국내에서만 무려 1,542회의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당시 인구의 10분의 1을 넘는 2백2만여 명이 이에 참가해 3.1운동의 경험과 기억은 일제 강점기 내내 치열했던 항일 독립투쟁의 정신적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3.1운동 이후, 수백 수천 명의 독립군이 매일같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넜다. 대한국민회, 북로군정서, 대한독립군, 군무도독부, 서로군정서, 대한독립단, 광복군 총영을 구성하여,일제 군경과 피어린 전투를 벌였고,한 사람이 쓰러지면 열 사람이 일어섰다"면서 "안중근 의사의 뒤를 이어 강우규, 박재혁, 최수봉, 김익상, 김상옥, 나석주, 이봉창,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의사들이 의열투쟁을 이어갔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가 그 정점이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3·1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독립선언서에 따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라며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이며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명백하게 새겨 넣었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우리 선조들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이 바로 3.1운동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우리에게 헌법 제1조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란 국호와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 상징을 물려주었다"면서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고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겨울 우리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었다. 3.1운동으로 시작된 국민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다. 1천7백만 개의 촛불이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이 역사를 펼쳐보였다"며 "어둠을 밝혔던 하나하나의 빛은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한민국의 주권자임을 또 다시 선언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혀준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문을 열게 될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는 대한민국을 세운 수많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며 "3·1운동에 참가한 나무꾼도, 광부도, 기생들도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의 이름으로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 곳곳 아직 찾지 못한 독립운동의 유적들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도 계속 발굴할 것"이라며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겐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있다. 해방과 국민주권을 가져온 민족의 뿌리"라며 "우리에겐 독립운동과 함께 민주공화국을 세운 위대한 선조가 있고 절대빈곤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건국 2세대와 3세대가 있다. 또한 이 시대에 함께 걸어갈 길을 밝혀준 수많은 촛불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 우리 힘으로 광복을 만들어낸 자긍심 넘치는 역사가 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다"며 "이러한 국민들의 역량과 자신감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는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며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일본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진정한 반성과 화해를 촉구를 언급했다. "일본은 인류 보편의 양심으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저는 일본이 고통을 가한 이웃나라들과 진정으로 화해하고 평화공존과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며 "저는 일본에게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답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3.1운동을 생생한 기억으로 살림으로써 한반도의 평화가 국민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면서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저는 오늘 국민들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갈 것을 제안한다"며 "빈부, 성별, 학벌, 지역의 격차와 차별에서 완전히 해방된 나라를 만들어내자. 김구 선생이 꿈꾼,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3.1운동이라는 이 거대한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는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이미 국민들 마음 구석구석에서 99년 전부터 자라나고 있었다"며 "이 거대한 뿌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튼튼하게 키워낼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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