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의 성정치, 남성중심 밀실 쟁점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애영

| 2019-08-01 18:23:47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기자회견이 열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변재란 조직위원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가려져 있던 여성 영화인을 재조명하는 것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시작됐다. 1955년부터 1997년까지 여성 감독은 단 7명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한국영화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상업영화 77편 중 여성감독의 작품은 10편이다. 여성 영화인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력이 필요하다" 변재란 조직위원장은 1일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1997년 제정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슬로건으로 여성 영화인 발굴, 여성 영화 발전을 추구해 왔다.

올해 영화제는 8월29일부터 9월5일까지 총 8일 간 서울 마포구 메가박스 상암, 문화비축기지 일대에서 열린다. 31개국 119편의 영화 상영과 포럼 및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변 조직위원장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은 앞으로의 10년을 기약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영화제의 마음을 담은 올해 슬로건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신촌에서 상암으로 개최 시기와 장소를 옮긴 만큼 프로그램에 새로움을 더했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기자회견이 열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박광수 집행위원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박광수 집행위원장은 "작년 국제장편경쟁과 한국장편경쟁 부문을 신설함으로써 경쟁 부문은 총 4개 부문으로 확장됐다. 전 부문 역대 최다 출품작 기록을 경신했으며 소재의 다양성과 작품 완성도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특별히 두 명의 여성 감독에게 경의의 마음을 전한다. 올해 초 유명을 달리한 여성영화의 거목 ‘아녜스 바르다(Agnes Varda)’와 ‘바바라 해머(Barbara Hammer)’를 기리는 추모전이 열린다. 대표작은 물론이고, 그동안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상영하고 그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강연을 마련했다. 이번 추모전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형성된 두 감독에 대한 팬들의 마음을 달래줄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한국 영화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최초의 여성영상집단 ‘바리터’ 등 영화 산업의 남성 중심적 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족적을 남긴 여성영화사의 선구자들도 만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기자회견이 열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배우 김민정이 홍보대사인 페미니스타 위촉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영화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5대 페미니스타'로 배우 김민정이 선정됐다. "여성 영화인의 한사람으로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참여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 이번 영화제의 가치와 의미를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개막작은 마케도니아 출신 ‘테오나 스트투가르 미테브스카(Teona Strugar Mitevska)’ 감독의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성 연대, 그리고 엄마와 딸의 관계라는 익숙한 여성주의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가부장제의 장벽들 앞에서 꿋꿋하고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질문하고 허무는, 페트루냐의 모습은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힘을 부여하는 영화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남성 중심적 벽을 깨고 스크린 위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관객과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주제는 '룸'이다. 디지털 성범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성추문 등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남성 중심의 유흥 문화와 비즈니스의 문제를 '룸의 성정치'라는 이름으로 쟁점화 한다.

또한 '여성주의적 영화사 쓰기'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 페미니즘 서적과 영화제 굿즈 등을 판매하는 '마켓F×모두의 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기자회견, 왼쪽부터 변재란 조직위원장, 박광수 집행위원장, 김은실 이사장, 홍보대사인 페미니스타로 위촉된 배우 김민정, 권은선 프로그램위원장, 배주연 프로그래머, 권은혜 프로그래머, 트레일러를 맡은 '소공녀' 전고운 감독, 아래사진 =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사진 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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