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뿐이리오 '여성 독립운동가 100분을 위한 헌시'

김애영

| 2019-08-30 14:50:26

시인 이윤옥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여성독립운동가 100분을 위한 헌시'를 펴냈다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시인 이윤옥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여성독립운동가 100분을 위한 헌시'를 펴냈다.

책에는 유관순 열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우리는 1919년부터 100년 동안 줄기차게 유관순 열사의 이름을 불렀다. 어찌 혼자만 독립운동에 뛰어들었겠는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도쿄 2·8독립선언 때만 해도 당시 유학생이던 김마리아, 황애시덕, 차경신 등 여성들의 주도로 독립운동을 했다.

저자는 "올해는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해인만큼 그동안 사회의 조명에서 비켜나 있던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유관순 열사를 낮추려고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100년 동안 충분히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기에 새 시대에는 이름 석자 조차도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이제는 불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천리 금수강산 가르치던 스물셋 처녀 선생님/ 가갸거겨 글 가르쳐 민족혼 일깨우며/ 밤낮으로 독립의 끈 놓지 않게 타이르신 이여/ 어느 해 메마른 겨울/ 장이 꼬이도록 몸을 살피지 않고/ 열정을 쏟으시더니/ 끝내는 스물여섯 꽃다운 나이에/ 꽃상여 타고 코흘리개 곁을 떠나던 날/ 넘치던 샘골의 물이 마르고/ 하늘의 물도 말라/ 마을 아낙들 마른 울음소리만 가득했네···.'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실제 모델인 최용신 지사에게 바치는 헌시다. 최 지사는 경기도 안산샘 골에서 천곡학원을 세워 한글, 산술, 재봉, 수예, 가사, 노래, 성경 등을 가르치면서 민족 정신을 높였다. 1934년부터 YWCA의 보조금이 끊어지고 천곡학원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백방으로 이를 살리고자 노력하다가 스물여섯 나이에 과로로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여성의식 향상과 민중계몽에 앞장선 박원희 지사, 열아홉 값진 목숨 바친 수원의 '잔 다르크' 이선경 지사, 윤동주 고향 북간도 명동촌 교육가 이의순 지사 등에 바치는 헌시가 수록됐다.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은 99분과, 미서훈자인 이해동 여사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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