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 교육 수업 중 단편영화 상영 교사 검찰 송치
김애영
| 2019-09-09 19:43:13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성역할 반전 미러링 기법의 프랑스 단편영화를 성평등 교육 수업 중에 상영해 '성비위' 논란을 빚고 있는 중학교 교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9일 여성의 신체 일부가 나오는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틀어주며 성 교육 수업을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광주 한 중학교 A 교사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의 한 중학교 도덕교사인 A씨는 지난해 9∼10월 1학년, 올해 3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을 진행하면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를 상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A씨를 수업에서 배제한 뒤 직위해제했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영화는 10분 분량의 프랑스 작품으로 여자와 남자간의 성(性) 역할을 뒤바꾼 일명 '미러링 기법'을 활용해 현재의 성불평등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육아를 책임진 남성이 여성들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하고, 여성경찰관이 가해여성 편에서 수사를 한다. 게다가 남성들이 상의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의 모습을 빗대 여성 배우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공공장소를 거니는 모습 등이 나온다.
경찰은 A씨가 상영한 영화 내용 중 여성의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장면은 중학생이 보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학생들도 경찰과 교육청의 조사에서 "해당 장면은 남녀가 동시에 교실에서 보기에 부적절해 보이고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심의 없이 해당 영화를 성 교육 부교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애초에 학교 측의 특별한 규정이 없어 심의 절차 등은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성비위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교조 광주지부와 관련 단체 등은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인권과 성평등 교육영화로 잘 알려진 영화다. 영화의 위상을 차치하고 봐도, 성평등 수업자료 자체로 교사를 ‘성비위 교사’로 낙인찍는 것은 기관의 일차원적인 사고이며 과도한 교권침해이다"며 "이 일로 인해 성평등을 다룰 시 교사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학생들과 교사의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위해 관련 절차를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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