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개설자 '갓갓'은 20대 남대생…경찰조사 중 "내가 갓갓이다"(종합2보)

김애영

| 2020-05-11 18:30:41

지난 3월 25일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박사방(N번방 파생방)의 운영자 조주빈(남 25)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로 알려진 일명 '갓갓'은 20대 남대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갓갓'은 성 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주빈(남·25)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을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일명 '갓갓')인 A(24)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오전 A씨를 소환했다. A씨는 약 10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가 시작된 지 6시간 만에 "내가 갓갓이다"라고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되지 않은 상태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담담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3월 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의 파생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남·25)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 종로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성 착취 영상물 제작·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7월부터 갓갓의 존재를 알고 추적에 나섰고 10개월여 만에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지난 3월 수사전담팀인 사이버수사대에 지능범죄수사대, 광역수사대, 여청수사팀 등을 추가로 투입해 갓갓 검거에 주력해 왔다. A씨 검거 과정에서는 경찰의 디지털 증거 분석 기법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경북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문과 달리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남긴 뒤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올해 1월 갑자기 다시 등장해 조주빈과 나눈 대화에서 "(나는)자수해도 안 잡힌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운영자 조주빈(남·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A씨는 SNS에서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일탈 계정에 운영진을 가장해 URL을 보내 재로그인을 요구, 여기에 입력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개인정보를 캐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가지고 A씨는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틀어쥐고 협박해 가학적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해 n번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1~8번방에 돈을 받고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문화상품권 등을 통해 n번방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유료회원 추적이 어떻게 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n번방의 이용자 규모가 과연 얼마나 될지, 얼마나 밝혀질지 등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사방의 경우 40여명이 유료 회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찰은 계속해서 유료회원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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