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 개굴?" 유령게 '달랑게' 구애활동 소리 포착
정명웅
| 2020-06-08 12:49:38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모래해변의 유령으로 불리는 ‘달랑게’가 집게다리를 이용해 구애나 과시를 위한 소리를 내는 것이 국내에서 처음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신안 우이도 해변에서 달랑게의 구애행동과 집단이동 영상을 확보하고 집게로 만드는 마찰음을 국내 처음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십각목 달랑게과에 속하는 달랑게는 시력이 좋아 위협을 느끼면 굴속으로 빠르게 사라져 ‘유령게’라고 불린다. 모래해변 상부에 살며 최근 연안 개발과 이용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어 보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단은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달랑게의 생태연구를 진행하면서 먹이활동, 굴 파기, 춤추기, 땅 다지기, 집단이동 등의 모습을 카라메 영상에 담았다.
달랑게의 춤추기와 땅 다지기는 일종의 과시행동으로 불특정 암컷을 향한 구애행동으로 추정했다. 또한 달랑게의 많은 개체들이 썰물에 조간대 하부까지 이동하고 밀물에 다시 조간대 상부로 집단으로 이동했다. 이는 먹이경쟁을 위해 조간대 하부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공단은 추정햇다.
아울러 달랑게가 집게다리의 마찰판과 마찰기를 이용해 마찰음을 만드는 소리도 처음 확보했다. 달랑게 소리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비슷하며 교미시기인 5월과 6월 내는 것으로 보아 불특정 암컷을 향한 구애행동이거나 굴 안팎에 있는 다른 개체에게 과시 또는 경고 행동으로 추정된다.
이상규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달랑게의 마찰음 소리와 녹취 방법을 확보했다는 점으로 향후 방게, 풀게 등 다른 게류가 만드는 마찰음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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