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자궁경부암 세포가 출산 아기에게 전이, 폐암으로…日 첫 사례
김애영
| 2021-01-07 19:07:55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임산부의 자궁경부암 암세포가 출산을 겪으며 아기에게 전이되는 사례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7일 NHK,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립암센터는 이날 자궁경부암에 걸린 여성이 출산했을 때 암세포가 전이되면서 아기가 폐암에 걸린 사례를 발표했다.
국립암센터는 임산부의 태반에 흐른 혈액을 통한 암 전이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 사례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전문지 ‘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렸다.
당초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폐암으로 진단 받은 1세와 6세 남자 아이 두 명의 암세포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 명 모두 폐에 있던 암세포에서 본인의 것이 아닌 유전자가 발견됐다.
남아 두 명 모두 생모가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분석한 결과, 유전자는 각각의 어머니의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가 폐암 진단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연구팀은 출산 시 자궁에 있던 암세포가 양수에 섞였고, 이를 흡입한 아이에게 암세포가 전이된 것으로 봤다. 이후 아이에게 폐암이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암인 두 명 중 한명의 남아는 암에 대한 면역 공격력을 활성화하는 약을 사용해 암세포가 체내에서 거의 사라졌다. 모체에서 유래된 세포이기 때문에 '체내 이물질'로 인식하기 쉬워 약이 효과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한 명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했다.
오가와 지토세(小川千登世) 국립암센터 중앙병원 소아종양과장은 "극히 드문 사례지만 검진과 예방 접종으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궁경부암이 될 가능성을 낮추면 이러한 환자 발생 방지로 이어진다. 자궁경부암은 일본에서만 연간 약 2800명을 사망하게 한다. 백신 접종으로 생명을 잃는 사람이 줄면 좋겠다"고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미야기 에쓰코(宮城悦子) 요코하마(横浜) 시립대 산부인과 교수는 "임산부의 암이 아이에게 전이되는 것은 충격적이다. 출산 전 암 검진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궁경부암의 중요 원인 인자인 HPV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대부분 성관계로 전파된다.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남성에게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남성들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필수적으로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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