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여성 3명 중 1명, 신체적·성적 폭력 경험"…가장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인권침해
김애영
| 2021-03-10 18:27:09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전 세계 여성 3명 중 거의 1명 꼴로 평생 사는 동안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 같은 끔찍한 결과에 대해 각국 정부와 지역사회 모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WHO는 이날 발표한 새 연구 보고서에서 연애 경험이 있는 젊은 여성의 4분의 1이 20대 중반에 이미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에 대한 폭력 확산이 일찍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WHO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58개국의 15세 이상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친밀한 파트너 또는 비파트너에 의해 이뤄진 폭력(성폭력 포함)을 조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을 집 안에 머물게 한 봉쇄 등 제한 조치로 여성들에 대한 가정 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기구 사무총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기소를 받지 않는, 가장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가정이야말로 여성이 피난처와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점 때문에 가정폭력이 이처럼 고착화된 것은 특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세계 여성 3명 중 1명 꼴인 약 7억3600만여명이 평생 한 번 이상 동반자 폭력과 성적 폭력을 겪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오래된 문제이지만 우리는 바꿀 수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남을 차별하는 법 개혁, 여성의 경제적 권리 강화, 성교육, 남성 우위를 인정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는 잘못된 규범 개혁 등을 위해 정부와 개인,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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