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ILO 총회 연설..."ILO와 함께 모든 나라가 일자리 지키며 사람 중심의 회복 추구해야"
윤용
| 2021-06-17 23:30:45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ILO는 지난 100년, 인류의 자유와 존엄, 경제적 안정과 기회의 균등을 실현해왔고, 일자리 창출과 노동기본권 향상의 선두에 서 있었다"며 "코로나 극복의 과정에도 각국 노사정 대표들과 ‘글로벌 회담’을 개최하여 사회적 대화를 통한 포용적 위기극복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메인행사로 열린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 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노동은 인간 존재의 근거이며, 노동을 위한 일자리는 우리 삶의 기초다. 노동을 통해 우리는 사회 안에서 연결되고 자아를 실현하면서 인생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다"며 "세계는, 경제발전을 통해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여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완전 고용과 노동자의 생활 수준 향상을 추구했던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주고 있다. 일자리는 이제 모든 나라의 핵심적인 정책목표가 됐다"며 "나 역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가 성장이고 최고의 복지라는 믿음으로,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각종 세제와 예산을,고용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과 함께 장시간 노동시간을 개선하고, 최저임금을 과감하게 인상해 소득주도 성장을 포함하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했다"고 거론한 뒤 "사회적 대화를 통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 나아가 노동 존중사회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해왔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이 전 세계를 흔들었고 무엇보다 노동과 일자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백신이 보급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일자리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의 특성을 생각하면 노동시장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지 모른다. ILO와 함께 모든 나라가 일자리를 지키며 사람 중심의 회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하루빨리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의 회복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나라가 골고루 함께 회복해야 일자리를 지키고 불평등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면 영업의 위축과 일자리 상실, 소득 감소, 불평등과 같이 코로나가 초래한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인 일자리 회복을 이뤄야 한다. 이미 시작되고 있는 일자리의 대변화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그것이 ILO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회복'이고 그러한 회복이어야만 지속가능하며 복원력 높은 회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스스로 방역 주체가 돼줬고 일자리 위기극복을 위해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그동안 노사와 지역주민, 지자체가 양보하고 협력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꾸준히 확산해왔다"며 "그중, '광주형 일자리'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23년 만에 국내 완성차 공장 설립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현재 여덟 개 지역에서 '상생 협약'이 체결되었고, 고용위기 극복에 노사, 지자체가 함께하며 총 460억불 투자를 통해 13만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로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이 빨라지고, 일자리의 미래에도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며 "한국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1400억불의 재정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그린 분야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19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을 통해서만 '사람 중심 경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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