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코로나 위기 속에 국제질서 요동···신냉전 우려 커지고 있어···우리 역사,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 가져야"
윤용
| 2022-03-01 23:59:35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지난 100년, 우리는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가 꿈꿨던 민주공화국을 일궈냈으며,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억압받지 않는 나라, 평화롭고 문화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거행된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이라며 "민주공화국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리는 일은 오늘의 민주공화국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했다"며 "위기 극복을 넘어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코로나 터널을 헤쳐 간 일등 공신이었다. 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4% 성장률을 달성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시대를 열었다"며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지속적으로 개선돼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도 깰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 위기 속에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또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거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글로벌 수출 7위의 무역 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됐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위기의 한복판에서 시작한 한국판 뉴딜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 되었다. 경제가 안보인 시대,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도 헤쳐 나가고 있다"고 거론한 뒤"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다"며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신남방정책,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신북방정책, 중남미와 중동까지 확장한 외교로 경제협력과 외교·안보의 지평을 넓혔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고 역설한 뒤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뤘다"며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됐다"며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것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며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면서 "우리는 100년 전의 고통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통해 민족의 생존을 지키고,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평화 속에서 번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며 "우리 선조들은 3·1독립운동 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며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일 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지금까지 우리 국민 모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주역으로 활약했고,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이 되었으며,이제 우리는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다"며 "그 길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임정 요인과 같다. 모두가 선구자이며, 모두가 중요한 사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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