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축산기반 구축, 양돈악취 해결에 이정표 제시하는 ‘브레인’

이윤지

| 2023-12-29 11:33:42

동백팜 고정훈 대표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양돈악취는 암모니아·황화수소·메르캅탄 등 유독가스가 원인으로 가축건강에도 해롭고, 양돈농가와 인근주민들 간의 대립을 일으키는 주된 요소다.

이에 정부·지자체가 악취유발사업장 행정처분과 축산악취저감시설 의무화 등을 시행·추진 중이나, 축사악취 민원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악취저감을 위한 양돈농가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바로 그 점에서 ‘동백팜 고정훈 대표’가 양돈경영 전문화와 생산성 강화 및 축산악취 해결의 모범사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양돈축사 환경개선에 사활을 걸고, 가축분뇨 처리와 축산악취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동물자원과를 전공하고 14년간 사료회사에 몸담은 고 대표는 선도 농가들의 노하우를 간접으로 경험하며, 축산업에 대한 동경심이 자연스레 생겼다고 한다. 팜스코 제주사업부장을 맡을 당시 축산악취저감을 위한 사료개발에도 힘을 보탠 그는 막역한 사이로 지내던 농장주의 권유로 2021년 동백팜을 인수했다.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동백팜은 1만1천9㎡(3,000평) 부지에 3천708㎡(1,120평) 규모의 ‘무(無)창 돈사(창이 없는 밀폐설비, 온도·습도·환기 인공제어식)’로 지어졌으며, 현재 모돈(230두)과 자돈 등 3천 마리의 돼지를 일괄 사육하는 ‘친환경 양돈농장’이다.

고 대표는 인수와 동시에 과감한 시설투자에 나섰다. 농장주변 환경 및 조경에 투자와 악취저감과 축산분뇨 처리에 심혈을 기울이며, 바이오커튼과 액비순환시스템, 안개분무식 장치 등을 설치하고, 고품질 액비생산의 토대를 마련하자 악취제거 효과도 두드러졌다.


실제 동백팜은 돈사와 돈사 사이에 냄새를 포집해 바이오커튼(냄새여과 장치)으로 가두고, 약품처리와 필터링을 거쳐 냄새를 없애는 설비를 가동한다. 돼지로부터 발생한 분뇨는 숙성시켜 액비를 생산하고, 이를 돈사에 돈방세척수 등으로 활용하며 ‘액비순환시스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면서 돈사건물에 종부사,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육성사, 비육사를 두고 이동 및 출하 후엔 수세, 소독에 집중하며, 입식 과정에선 타 돼지로부터 질병이 유입되지 않게 소독 후 일괄 입·출하하는 ‘올인-올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이런 노력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불과 2년 전 MSY(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출하마릿수)가 22.2마리 수준이었으나, 2023년 상반기 27마리로 단기간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 했다.

특히 고 대표는 돈방별로 폐사율, 폐사원인, 돈군 건강상태, 특이사항 등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개선 노력으로 자돈 폐사율은 5%에서 2.7%로, 비육돈(FCR)은 2.38에서 2.21로 향상됐으며, 출하일령도 5일 단축시켰다.

한마디로 ▲모돈 갱신율 50% 수준의 후보돈 도입 ▲전산기록을 통한 데이터 분석 ▲돈방별 폐사 원인 분석 ▲자돈·육성·비육사 올인-올아웃 ▲악취저감을 위한 저감시설 구축 등이 동백팜의 경쟁력이다.

그 결과 동백팜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2022), 환경친환축산농장(2023)’, 제주도 ‘악취관리 우수양돈농가(2022)’로 지정됐으며,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아 양돈업 발전의 선도모델이 되고 있다.

고정훈 대표는 “‘혼자 가면 빨리 가겠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제주지역 양돈농가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축산기반 구축에 끊임없이 정진할 것”을 다짐하며 “양돈은 데이터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농장의 미래를 결정하고 직접 돼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답으로 ‘진정 추구해야 할 본질과 가치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한편, 동백팜 고정훈 대표는 지속가능한 한돈산업 발전과 친환경 양돈장 조성에 헌신하고, 가축분뇨 처리 및 축사환경 개선의 롤-모델을 구축하면서, 제주지역 축산경쟁력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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