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의 달콤함 선사…승계농 ‘본보기’ 제시
이윤지
| 2024-06-28 09:49:56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꿀벌은 ‘수분(受粉) 매개체’로서 생태계의 유지·보존과 농작물 생산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종이 꿀벌의 수분 매개로 생산될 정도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생태계 붕괴와 인류의 식량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매년 꿀벌이 사라지는 벌집군집붕괴현상(CCD)으로 양봉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감한 시설투자, 유통 활성화, 자체 브랜드 개발, 꿀 품질 균일화 등에 고군분투하는 이가 있다.
바로 충남 천안시 광덕면에 위치한 ‘충남양봉산업’ 안치성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부터 양봉장을 놀이터삼아 성장했던 안 대표는 선친의 뒤를 잇고자 2018년 양봉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양봉업은 녹록치 않았다. 꿀을 수확할 때면 새벽 4시부터 농장에 나가야 하는 고된 노동력은 물론이고, 아버지와 때때로 빚는 의견차도 풀어야할 숙제였다.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그는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키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함’의 자세로 열정을 쏟았다.
충남양봉산업은 부지 2만 6400㎡, 연면적 1155㎡ 규모로 저온농축숙성실, 자동포장실, 꿀 집하장 등의 벌꿀가공 생산기반시설을 갖췄다. 40년 이상 양봉업 외길을 걸어온 아버지가 한결같은 고집으로 만든 최상의 꿀과 안치성 대표의 뛰어난 추진력이 빛을 발하며 ‘꿀내음 천연 꿀, 아카시아 꿀, 잡화 꿀’은 백화점에 판매하고, ‘꿀내음 사양벌꿀’은 식품회사의 원료 등으로 납품된다.
특히 양봉업 1세대인 아버지가 농장을 개척하고, 양봉 규모화를 꾀하며, 천안시 양봉산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안치성 대표는 고품질 꿀 유통·판매 활성화, 자체 브랜드 개발, 마케팅 역량강화 등에 주력한다.
안치성 대표는 “일평생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양봉농가의 권익대변과 시장 활성화 등에 노력해 온 아버지(안종근氏)야말로 내게 롤-모델”이라며 “아버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실제 (사)한국농촌지도자 천안시연합회 안종근 직전회장은 천안시 양봉농촌지도자회장, (사)한국양봉협회 천안시지부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영농기술 전파, 선도농업인 육성, 농가 권익대변, 천안시 공동브랜드 ‘하늘그린’ 벌꿀 명품화 등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안치성 대표는 “매년 꿀벌 집단 실종으로 인한 양봉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미비한 상태”라며 “지속가능한 양봉업을 영위하려면 생산비 지원, 저리자금지원 등 현장에 필요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고품질의 꿀을 대량생산하고, 인력난 해소 등을 위해 올해 9월 생산 자동화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자체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꿀’을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양봉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고민하며 그 답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가는 안치성 대표의 열정과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한편, 충남양봉산업 안치성 대표는 고품질 꿀 유통·판매와 소비자 신뢰도 증진에 헌신하고, 양봉산업 발전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면서, 청년 승계농의 롤-모델 구축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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