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홍대·이태원 미리 가보니…인파에 부딪치고 발 디딜 틈 없어
짐 쌓인 좁은 골목 여전·호객행위 혼잡…안전관리자는 없거나 멀리 30일 오후 9시께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차 북적이는 모습. 길가 양옆으로 다양한 음식을 파는 노점상이 늘어서 통행로가 좁아져 발 디딜 틈 없이 밀집도가 높아졌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시사투데이 = 이한별 기자]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9시께. 서울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명동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길 양옆으로 호객 행위를 하는 노점상이 늘어서 도로 폭은 반절로 줄어들었다. 몇몇 골목은 낯선 사람의 발을 밟거나 어깨를 부딪치는 일이 빈번할 정도로 밀집도가 높았다.

걸음을 멈추면 뒤로 늘어선 사람들이 걷지 못하는 정체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인파 관리를 위한 표지판이나 안전 관리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10시 21분께 마포구 홍대클럽거리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거리 중앙에는 경찰, 소방 당국, 지자체의 안전관리 합동상황실이 설치됐고 구급차가 대기 중이었지만, 불과 100m 떨어진 곳에서는 사람이 몰렸다.

밤이 깊어질수록 사람이 많아지는 클럽거리는 호객 행위를 하는 이들과 입장 줄을 선 청년들, 흡연자들과 주취자들이 어지러이 뒤섞여 도로를 메웠다.

합동상황실 소속 인원들이 2인 1조로 조를 짜 순찰을 돌기는 했지만, 도로가 좁고 오가는 사람이 많은 탓에 지나가다 몸을 부딪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홍대에서 만난 김서현(20)씨는 "새벽이 되면 줄이 더 길어지고, 줄이 차도까지 넘어갈 때도 있다"며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8시22분께 이태원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적고 안전 관리 인력이 배치돼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었으나 역시 곳곳에서 '빈틈'이 눈에 띄었다.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지적된,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도로 폭은 여전했고 그나마도 곳곳에 물품이 쌓여있었다.

한 골목은 돌출형 간판과 음식물 쓰레기통, 박스 쓰레기, 나무 의자, 가판대, 벽돌 등으로 어지러워 차량 진입은 고사하고 사람도 장애물을 피해서 가기 바빴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남성 김모씨는 "구도심을 바꾸기는 어렵다"라며 "소방차가 진입하지 않아도 (화재 해결이) 되도록 간이소화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핼러윈 인파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이태원·홍대·명동 등에 현장상황관리지원관을 파견했다.

서울시 산하 지자체도 인파 관리를 위해 이날에만 도심에 239명을 투입했지만, 번화가의 중심에서 몇 발짝만 벗어나도 사각지대가 보였다.

전문가들도 지자체와 관계 기관의 안전 관리에 여전히 빈틈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언제 어디서 사람이 많이 모일지 예측할 수 있는 세상"이라며 "핼러윈 인파 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투데이 / 이한별 기자 sisatoday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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